내용요약 엑손모빌 내부문건 연구, 사이언스 게재
엑손모빌 예측, 실제 관측 결과 거의 일치 "최대 83% 정확성"
연구진 "엑손모빌 경영진 위선 드러나"
엑손모빌 홈페이지.
엑손모빌 홈페이지.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시총 466억달러(59조원)인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1970년대부터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 변화 위험을 감지했지만 자사 이익을 위해 감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CN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독일 포츠담대학교의 학자 3명의 이 같은 연구결과가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977~2003년 작성한 엑손모빌의 내부 문건과 1982~2014년 엑손모빌 측이 외부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을 비교 분석했다. 그 연구 결과 엑손모빌은 화석연료가 기후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연구진들은 "엑손모빌의 공개적 기후 과학 거부 자체가 자사 측 과학자들의 데이터와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기후 변화에 대한 엑손모빌의 예측은 실제 관측된 결과와 거의 일치했다. 엑손모빌은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기후 기온이 10년에 0.2(± 0.04)℃ 씩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1970~2007년 사이 학계와 정부의 예측과 동일하다. 특히 학자들은 엑손모빌의 연구 결과가 미래의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데 63~83%가량의 정확성을 보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더구나 엑손모빌 내부문건에는 산업 전과 비교했을 때 지구 온도를 2ºC 내로 억제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하버드대 나오미 오레스케스는 "엑손모빌 경영진의 위선이 드러났다"며 "엑손모빌은 자사 과학자가 매우 정확한 수준으로 예측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오직 자신들만이 그 정보에 접근했다. 대중에는 기후 모델이 '거짓'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과거 엑손모빌은 자사와 기후변화에 대한 연관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엑손모빌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렉스 틸러슨은 "화석연료 연소가 기후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도 엑손모빌 측은 재차 부인했다. 엑손모빌 대변인인 토드 스피틀러 는 "이 문제는 최근 몇 년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우리의 대답은 같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2019년 뉴욕주 대법원에서 심리한 사건의 결과로 대답을 갈음했다. 당시 뉴욕주 대법원에서는 엑손모빌이 기후변화 규제 회계에 대한 사기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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