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엘니뇨, 겨울까지 이어질 가능성 농후
따듯한 겨울, 에너지 시장 안정화엔 희소식
"여름 끝날 무렵, 유럽에 엘니뇨 진출할듯"
엘니뇨 덕분에 에너지 시장이 안정화를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엘니뇨 덕분에 에너지 시장이 안정화를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엘니뇨가 기후변화와 만나 전 세계를 극심한 더위로 밀어 넣고 있는 가운데 그 영향이 다른 부문에서는 긍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엘니뇨가 겨울철 기온을 높여 전력이나 가스 등 에너지 공급을 수월하게 한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몇 달 동안 비정상적으로 높은 온도가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상 기후는 다가올 겨울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엘니뇨 겹친 덕분?"...에너지 시장·물가 안정화 기대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와 엘니뇨가 겹친 탓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추세라면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생활비 위기를 겪는 유럽인들에게 경제적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현재 유럽은 지난해 겨울부터 에너지 공급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면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를 줄였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추운 겨울을 대비해 가스 저장고를 채우기 급급했고, 이에 가스 가격이 출렁거렸다. 

영국의 에너지 인스티튜트의 세계 에너지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 수급 불안정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각각 전년 대비 2배, 3배 증가했다.

이번 겨울을 대비해 유럽 각 국가들은 난방 수요가 증가할 것을 우려해 계약을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 가격은 8월 계약보다 50%가량 높게 거래되고 있다. 가스 저장고를 가득 채워도 한파가 장기화되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재고가 빠르게 고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엘니뇨의 발생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가격을 비롯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찍은 물가 역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엘니뇨는 에너지 시장에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뿐이다. 극한 호우와 더위로 생명을 위협을 받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지난달 남부 최고 기온이 44도를 돌파했고, 올해 초부터 계속되는 가뭄에 저수지 용량은 30%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유럽에서는 지난해 5월 말부터 3개월 동안 폭염으로만 6만 1000명 이상이 숨졌다. 

반면 기온이 상승하면서 대기 중의 수증기가 증가해 강수량도 많아졌다. 미국 북동부 일부 지역에는 최근 3시간 동안 180mm에 가까운 비가 퍼부었다. 인도 북부에서도 40여년 만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3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 따듯한 겨울 맞이할 가능성 높아..."엘니뇨 절정, 내년 1월까지"

그렇다면 엘니뇨의 영향은 언제까지일까. 

올해 '슈퍼 엘니뇨'로 이상 기온이 예고된 상황 속에 최근 세계 평균 기온은 사흘 연속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세계 평균기온 잠정 분석에서 "7월 초 일일 평균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보였던 지난달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지난주 월요일부터 세계 평균 기온은 17도를 기록, 최고 평균 기온이었던 지난 2016년 8월(16.92도)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3~5일 내내 17도를 돌파했다. 

엘니뇨의 절정은 오는 11월부터 내년 1월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엘니뇨가 오는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절정에 달할 확률은 84%"라고 분석했다. 그보다 강한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은 56%로 봤다. 

아울러 코페르니쿠스는 여름이 끝나는 시점 엘니뇨가 유럽에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터에 따르면 서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의 8~10월 기온은 평년 대비 훨씬 높은 기온을 경험할 가능성이 최소 70%에 달했다. 특히 서유럽의 겨울 기온은 평균보다 높은 확률이 60~70%였다. 

 

정라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