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주 월요일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화요일은 월요일보다 더 더웠다. 이에 전문가들은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촉구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산하 국립환경예측센터(NCEP) 데이터를 인용한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월요일인 지난 3일 지구 평균 기온이 17.01도를 기록, 역대급 더위였던 2016년 8월의 종전 최고기록 16.92도를 넘어섰다. 

그랜섬 기후 변화 및 환경 연구소의 선임 강사인 프리데리케 오토는 "사람과 생태계에 대한 사형 선고"라며 엘니뇨 기상 현상이 지구 기온을 더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우려스럽게도 이날이 앞으로 오래토록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엘니뇨로 인해 올해 기록이 다시 경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볕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엘니뇨의 발생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세계기상기구(WMO)은 7~9월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90%가 된다고 예측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열대 태평양에서는 7년 만에 엘니뇨 현상이 관측됐다며 "엘니뇨의 시작은 기온 기록을 깨뜨릴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열과 습도는 남아시아와 아열대 지방에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이상 기온으로 인해 영국과 포르투칼 등 온대 지방에서도 열과 습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본격적인 여름도 시작되기 전부터 전 세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극심한 더위를 겪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달 이미 평년 최고 기온을 넘었다. 특히 대구는 6일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면서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최고 기온을 경신하 지 2주도 되지 않아서 폭염을 경험하고 있다. 

심지어 멕시코에서는 지난달 12~25일 사이 전국에 1000건 넘는 온열 질환 신고가 들어왔고, 이 가운데 104명이 목숨을 잃었다.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장 큰 원인은 열돔 현상이다. 

고기압이 느리게 이동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두는 것을 열돔 현상이라 부른다. 이 현상은 미국 텍사스주에서도 보였다. 지난달 절반은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텍사스주에서만 13명이 사망했다. 

더구나 사계절 내내 겨울 날씨인 남극에서도 이상 고온이 관측됐다. 세계기후보건연합의 제니 밀러 회장은 "전 세계 사람들은 이미 폭염·산불·대기오염·홍수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겪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는 이재민과 전염병, 농작물 피해도 확대한다"고 우려했다. 

극심한 더위가 사람에게 치명적인 것은 고온에서 탈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흡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홍콩의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여성과 노인들이 폭염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어 시급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개도국에서는 실내보다 실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으며, 에어컨 등 냉각장치와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역시 열을 가두는 성격이 있어, 열대아를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여기에 폭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의 수가 집계되지 않는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지적 사항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빠르게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러 회장은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며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된다"며 "각국 정부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축소와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공정한 이행을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UN 사무총장 역시 화석 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계획을 신속히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