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열린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에 압수된 마약음료와 설문지 등이 놓여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열린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에 압수된 마약음료와 설문지 등이 놓여 있는 모습. /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수현 기자] 강남 학원가를 중심으로 마약음료를 배포한 일명 '강남 마약음료' 사건 주범이 중국에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12일 한국 국적인 이씨가 5월 24일 불법체류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된 사실을 확인해 국내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책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중국으로 출국한 후  중학교 동창인 길모와 마약음료를 제조하거나 중국에서 거는 인터넷전화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 업자를 고용하는 등 피싱 범죄를 저질렀다.

음료를 제조한 길씨는 '던지기 수법'으로 구한 필로폰 10g을 우유와 섞어 마약 음료 100병을 제조해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보냈다. 아르바이트생은 4월 초 이를 서울 강남구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근처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나눠준 후 부모에게 연락해 자녀가 마약 성분을 섭취한 것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이 든 음료를 나눠주고 있는 용의자들 / 연합뉴스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이 든 음료를 나눠주고 있는 용의자들 / 연합뉴스

실제로 음료를 마신 9명이 실제 마약음료를 마셨고 6명은 환각 등 증상을 겪었다. 이에 길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5월4일 구속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또한 경찰은 이씨가 중국에 머무르며 범행을 꾸민 뒤 국내외 조직원들에게 마약음료 제조·배포를 지시한 정황을 파악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4월20일 마약음료 사건 주범 검거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친서를 중국 공안부에 보냈다. 또한 경찰청은 중국 공안부에 이씨를 추적할 단서를 전달했고 실무 출장단을 중국에 파견해 이씨를 추적했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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