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PCC 전 의장 "1.5도 제한 가능? 비관적"
사우디아라비아 체감온도 81도까지 올라...NOAA "한계 넘어서"
온도 상승 억제 위해 '탄소중립' 절실..."2030년까지 최소 50% 줄어야"
지구 온도 1.5도 상승 억제가 쉽지 않을 것이며 2.7도 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연합뉴스. 
지구 온도 1.5도 상승 억제가 쉽지 않을 것이며 2.7도 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전 의장이 지구 온도 1.5℃ 제한에 "비관적"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2도까지 오른 상황으로, 전문가들도 목표 달성은 쉽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지구 온도가 2.7도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련 업계의 분석까지 나온 상황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IPCC 전 의장인 밥 왓슨 경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는 "세계는 지구 온도를 1.5도로 제한하하자는 목표를 놓칠 것(missed)"이라며 최근 발생하는 폭염이나 폭우 등에 대해 우려했다.

세계는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N회의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 목표는 전 세계가 기후위기의 변곡점이 됐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는 나아지지 않았다. 1.5도를 넘어서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파괴적 기후 사건에 잠재적 노출될 것이라는 유엔의 경고처럼 세계 곳곳은 이상기후 피해를 입고 있다. 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등 유럽 전역은 40도가 훌쩍 넘는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중동 역시 극한 폭염을 경험 중이다. CNN에 따르면 이란 남부의 소규모 공항인 페르시아걸프 국제공항의 체감온도가 67℃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체감온도는 81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전 세계 체감온도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전 세계 기온이 지난 수주일 동안 전례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대규모 폭염은 걱정스러운 수준이지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불행히도 지금의 여건들은 IPCC의 전망과 같다"고 우려했다. 지난 3월 IPCC는 2040년까지 1.5도에 이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more likely than not)고 발표했다. 

IPCC는 온도 상승을 1.5도 미만으로 유지한다면 △해수면 상승으로 터전을 잃는 사람이 천만 명 줄어들고 △물 부족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수는 50% 감소하며 △산호초 손실이 99%에서 70%로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왓슨 경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1.5도 제한을 달성할 가능성이 낮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를 포기한다면 2도 제한 역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5도 제한에도 소극적인 나라들은 점점 더 느슨해지고, 온도 상승에도 허용적 태도로 변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국가들이 목표 달성만큼의 탄소배출량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2.5도 이상의 상승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고 우려했다. 기후행동추적 단체는 지구 온도가 2.7도까지 상승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는 각 국가들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공약에 근거해 분석한 결과다. 

왓슨 경은 '탄소배출'이 온도 상승에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들이 탄소중립에 대한 목표 설정에만 그쳤다며 "목표 달성을 뒷받침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PCC의 1.5도 제한 시나리오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3% 감축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방법이다. 2도 제한 시나리오로 범위를 넓힌다고 해도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27%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탄소 배출량은 감소는커녕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기준 전 세게 배출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8년 탄소배출량은 1978년 대비 6배 증가했고, 올해 1분기는 지난해 동기 대비 4%p 늘어 1분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중국의 올해 배출량은 최고치를 기록한 2021년을 능가할 것으로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분석했다. 

심지어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한 올해 캐나다 산불은 대량의 탄소를 배출하면서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산불은 총 2억49000만톤의 탄소를 생성했다.

왓슨 경은 "1.5도나 2도 제한을 위해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줄어야 한다. 2030년까지 현재 배출량의 최소 50% 감축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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