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수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상임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국회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31일 윤 대통령은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 후 국회의사당 접견실에서 진행된 상임위원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회는 세 번째 왔지만 상임위원장들과 다 같이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며 “정부의 국정운영 또는 국회의 의견에 대한 말씀을 잘 경청하고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포함한 여야 원내대표와 17개 각 상임위원장들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 상황이 참으로 엄중하다. 글로벌 공급망 개편, 유럽과 중동전쟁,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혼연일체가 돼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 눈높이에 맞추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함께 운영해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통즉불통이라는 말이 있다. 소통하면 국민이 아프지 않게 된다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국회의 자율성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야당에게 섭섭한 것도 있겠지만 야당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대통령께서 국회를 좀 존중하는 문제, 야당과 합치하는 문제에 대해 아쉬움이 큰 부분도 있다”며 “국회에서 통과된 관련 법들에 대해 대통령께서 거부권 행사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법안심사나 예산심사 과정에서 국회의 자율성을 좀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며 “특히 여야가 서로 협의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실이 조금 열린 자세로 수용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을 언급하며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물론 추모예배를 보신 것은 있지만 현장에서 그분들과 소통하고 말씀을 들어주시고 요구하시는 여러 가지 법과 제도 개선 등에 대해서도 여야가 협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 만남을 계기로 여야 사이 정치가 복원되길 바라고 협치가 활발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누가 누구한테 이기려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보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의 주문에 대해서도 “야당을 존중하고 배려해달라고 말씀하셨는데, 깊이 유념하고 실천하겠다”며 “여야가 지금까지는 오월동주의 관계 속에서 이제는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동주공제의 관계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수연 기자 ddunip@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