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A등급' 서구...나머지 4곳은 모두 'B등급'
친환경 도시 위해 '탄소중립'에 집중..."고치러간당께, 13년째 운영"
사회 부분에선 '일자리 창출', 거버넌스 부분에선 '주민과 소통' 강조
광주광역시 서구청 전경. / 서구청 제공. 
광주광역시 서구청 전경. / 서구청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대한민국 합계출산율 0.7명. 우리나라는 지속가능한가. 이러한 출산율이 지속되면 20년 후에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0%에 진입한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가장 먼저 경쟁력을 잃은 지방부터 차례로 무너질 것이고 결국은 대한민국은 소멸국가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부·울·경 메가시티와 김포 등 수도권 일부를 서울시로 편입하자는 메가서울 논의가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타당성 조사나 그 흔한 용역보고서 없이 양적 팽창에만 목적을 둔 메가시티 논의가 과연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때마침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세종·제주 제외)를 대상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결과를 내놨다. ‘지속가능발전기본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포용적 사회 구현, 생태·환경 및 기후위기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미래 발전전략을 추진할 책무가 있다. 즉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ESG를 밑바탕으로 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에 지방별로 ESG에 진심인 기초단체를 소개하고 이를 본받아 협력·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서울 ②부산 ③대구 ④인천 ⑤광주 ⑥대전 ⑦울산 ⑧경기 ⑨강원 ⑩충북 ⑪충남 ⑫전북 ⑬전남 ⑭경북 ⑮경남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기초지자체 ESG 평가'에서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 가운데 서구가 우수인 A등급으로 1위를 기록했다. 광주시에서는 유일한 A등급으로, 나머지 4개 자치구는 양호인 B등급을 받았다. 

광주시 자치구들의 평균은 전체 평균(76.6점)보다 높은 78.23점이다. 환경 부분은 80.12점을, 사회 부분은 80.64점을, 거버넌스 부분은 69.9점을 받았다. 

부분별로 보면 서구가 환경과 거버넌스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회 부분에서는 남구가 1위에 올랐다. 

이번 기초단체 ESG 평가는 2022년 1월 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전국 22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평가했고, 단층형 광역자치단체인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외했다.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 부분은 각각 20가지 항목으로 나눠 평가됐다. 이번 평가 지표는 △K-SDGs △지속가능발전기본법 △탄소중립기본법 △K-택소노미 △글로벌 이니셔티브(UN SDGs, GRI, ISO26000) 등을 준용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영향성(시대적·사회적 필요성)과 이해관계자(공시 데이터 및 정보 등)를 위한 중요성을 고려했다. 

광주 서구는 행정안전부로부터 2022 지역 탄소중립 활성화 우수단체로 선정되어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 서구청 제공. 
광주 서구는 행정안전부로부터 2022 지역 탄소중립 활성화 우수단체로 선정되어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 서구청 제공. 

◆ 서구도, 구민들도 '친환경 서구' 만들기 돌입

환경 부분은 81.9점으로 A등급을 받아 광주시 내 1위를 기록했다. 서구는 '탄소중립' 키워드를 내세워 친환경 서구를 만들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선 서구는 탄소중립 일환으로 '고치러간당께'를 시행 중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0년부터 13년째 운영 중인 사업을 브랜딩한 것으로, 동별로 주민접근이 편리한 거점을 순회하며 자전거 수리가 필요한 주민에게 무료 점검과 간단한 정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지난 3일 행정안전부 주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행안부 장관 표창과 5000만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받았다. 이번 대회는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및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추진됐다. 

아울러 공공기관들의 녹색제품 구매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 공공기관에서 녹색제품에 55.6%가량을 지출했다. 녹색제품 구매율이 가장 낮은 동구(29.7%)의 두배가량이다. 

구민들 역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서구에서 배출된 생활폐기물은 265.6톤으로, 인구 1000명당 0.9kg을 기록했다. 직전년도(0.9kg)와 같은 폐기물 발생량을 기록했다. 다만 재활용률을 다소 낮았다. 2020년 53.9%의 재활용률로, 광주시 내에서도 낮았다. 특히 직전년도(56.6%)보다 더 떨어진 재활용률을 보였다. 

광주 서구는 나눔홀에서 상생하는 일자리 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2023년 제1차 일자리위원회를 개최했다. / 서구청 제공. 
광주 서구는 나눔홀에서 상생하는 일자리 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2023년 제1차 일자리위원회를 개최했다. / 서구청 제공. 

◆ 취약계층·일자리 창출,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 

서구의 사회 부분은 82.18점으로, A등급을 받아 자치구 내 2위를 기록했다. 김이강 서구청장가 후보 당시 내걸었던 공약의 77.6%가량이 사회 관련 정책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집중했다. 

우선 서구의 교육시설은 잘 갖춰진 편이다. 0~5세 인구수에 비례해 보육시설수는 넉넉했다. 지난해 보육시설수는 173개로, 유아 1000명당 19개를 기록했다. 교원 1인이 관리하는 학생은 12.3명, 한 학급당 학생수는 21.42명으로 다소 적은 편이다. 

여기에 전국 최초로 광주서구형 아동친화적 ESG를 도입했다. '광주서구형 아동친화적 ESG'는 ESG의 공통가치인 E와 S에 서구만의 가치인 G를 더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올해 2월 상생하는 일자리 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2023년 제1차 일자리위원회' 개최를 시작으로 다양한 노력 중이다. 지난 11월에는 '제5기 서구 청년정책참여단'을 모집했다. 이곳에서는 청년 취·창업 맞춤형 교육 및 서비스와 맞춤형 청년 일자리 정책의제 발굴 등이 이뤄진다. 

또한 구직자와 구인기업 간의 일자리 연결 서비스와 함께 구청장이 직접 '애프터(후속) 간담회'를 열어 근로자들의 근무환경과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기업들과 소통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 서구지회와 '소확행 수납 인테리어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장애인들에게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공공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모델을 전국 최초로 완성했다.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위반 과태료 자금을 장애인일자리 창출 예산으로 활용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그결과 지난해 실업율은 2.2%로 광주시 내에서 가장 낮았다. 반면 고용률은 58.4%로 자치구 내 상위권을 기록했다. 

김이강 구청장은 "서구청이 나서면 사람도, 일자리도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행정을 펼치겠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주민들의 더 나은 삶,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는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창작농성골 커뮤니티센터에 조성한 공유주방과 벚꽃마을 다방을 개소했다. / 서구청 제공. 
광주 서구는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창작농성골 커뮤니티센터에 조성한 공유주방과 벚꽃마을 다방을 개소했다. / 서구청 제공. 

◆ "지속가능 도시 발전 위해"...'주민 소통'·'건전성' 다져

거버넌스 부분은 73.93점으로, 보통인 C등급을 기록했지만 광주시 내 1위를 차지했다. 서구는 '주민과 소통'을  가장 중시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에는 공유주방과 벚꽃마을 다방을 개소했다. 김 구청장은 "마을 카페가 주민들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의 거점 공간이자 소통의 장으로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도움닫기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생활정부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올해 142개 마을공동체를 선정해 공동체 역량강화 및 특화사업 등을 추진했고, 1년 간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 11월에는  '이락(里樂) 페스티벌'을 개최한 바 있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건전성을 잘 유지하고 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2021년 5.89%로 다소 높았다. 직전년도(4.84%)보다 나아진 수치다. 관리채무비율도 꾸준히 0%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환경부·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주관 '제24회 대한민국 지속가능발전대상 공모전'의 환경부 장관상 △행안부 주관 '2022년 지방물가 안정관리 평가' 최우수상 등을 받았고, △'2022년 정부합동평가 정량평가' 자치구 1위 △광주시 '2022년 규제개혁 우수자치구 평가' 1위 등을 기록했다. 

김 구청장은 거버넌스 발전과 관련해 "미래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 서구도 지속가능 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정책 추진에 힘써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내 자치구 ESG 평가표. 보다 자세한 사항은 ESG행복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 
광주광역시 내 자치구 ESG 평가표. 보다 자세한 사항은 ESG행복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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