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GC녹십자 ‘알리글로’, FDA 허가 8호 신약
2024년 미국 허가신청 이어질 듯
의약품 R&D. /연합뉴스
의약품 R&D.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한없이 높아 보였던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에 성공,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내년에도 복수 기업들이 현지 허가신청 접수를 예고하고 있어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로써 국산 신약 중 FDA로부터 허가를 받은 8번째 신약이 탄생했다. 지난 2003년 LG화학의 ‘팩티브’를 시작으로 ▲동아ST ‘시벡스트로(2014년)’ ▲SK케미칼 ‘앱스틸라(2016년)’ ▲SK바이오팜 ‘수노시(2019년)와 엑스코프리(2019년)’ ▲한미약품 ‘롤론티스(2022년)’ ▲셀트리온 ‘짐펜트라(2023년)’ 등 총 7종이 허가된 바 있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에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GC녹십자는 내년 하반기 미국 내 자회사인 GC 바이오파마 USA를 통해 시장에 알리글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알리글로 미국 도전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GC녹십자는 당시 주성분 함유 농도가 다른 ‘IVIG-SN 5%’ 허가를 신청했지만 두 차례에 걸쳐 제조공정 관련 자료 보완 요청을 받으며 허가가 지연됐다. 이후 함유 농도 10% 제품으로 전략을 바꿨으나, 코로나에 따른 실사 지연과 다시 한 번 서류 보완을 요구받으며 시간이 지연됐다.

현지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혈액제제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된 생산 경험이 필수적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생산자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급 부족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 규모도 거대하다. 시장조사기관 마케팅 리서치 브루 집계 기준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2022년 104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한다. 게다가 인구노령화로 면역질환이 늘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GC녹십자에 앞서 미국 시장에 도전한 한미약품, SK바이오팜, 셀트리온 등도 현지 보건당국으로부터 신약허가를 받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올해 미국 매출 3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이 약물은 국내사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허가신청(NDA)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국산 신약이다. 2019년 11월 FDA로부터 성인 뇌전증 부분 발작 치료제로 허가를 받고, 2020년 5월 미국에 출시됐다.

엑스코프리는 올해 미국에서 1분기 매출 539억원, 2분기 634억원, 3분기 757억원으로 누적 19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매 분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9월 처방 수(TRx)는 경쟁 신약 출시 41개월차 평균의 약 2배 수준이다. 4분기 DP(완제품)와 API(원료의약품)를 포함하면 3000억원 돌파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은 지난해 10월 미국 판매 후 약 1년 만에 시장에 안착했다.  현지 출시 첫 분기 매출 1011만달러(약 134억원)를 기록, 올 1분기 1560만달러(약 206억원), 2분기 2100만달러(약 277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출시 후 3개 분기 누적 매출은 4671만달러(약 617억원)다. 3분기 매출은 곧 발표될 예정이며, 올해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HK이노엔, 휴젤, 대웅제약 등도 미국 시장에서 신약을 선보일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첫 바이오 신약 ‘짐펜트라(국내 제품명 램시마SC)’는 지난 10월 FDA 허가를 획득, 내년 2월 현지 출시된다. 현재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대다수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게 임상자료 제공을 완료했으며, 선호의약품 등재를 위한 협상을 중이다.

셀트리온 측은 현지 법인을 통해 짐펜트라를 직접판매(직판)한다. 내년 1월까지 세일즈 전문 인력을 현재 대비 2배 수준으로, 홍보 및 마케팅 전담 인력은 3배 이상 확충하기로 했다.

회사는 짐펜트라가 미국서 3년 내 3조원, 이후에도 보수적으로 5조원, 최대 7조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유한양행의 미국 파트너사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옛 얀센)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이중항암항체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허가를 위해 FDA에 수시심사(롤링리뷰)용 자료 제출을 개시했다. 이르면 2025년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연매출 최소 50억달러(약 7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렉라자 단독 FDA 허가신청이 있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HK이노엔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케이캡 3상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중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휴젤은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투렉스)’를,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를 각각 허가신청할 계획이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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