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가 “물가 둔화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금리 인하 시점 2분기 후반 예상”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상반기를 넘어 6월 이후로 지연될 수 있다는 의견이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지난달 CPI가 2023년 대비 3.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3.4% 대비 둔화된 수준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2.9%는 상회했다. 근원 CPI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가 오르며 예상치인 3.7%를 웃돌았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휘발유와 중고차가 헤드라인 물가 둔화를 견인했다”며 “2023년 대비로 각각 -6.4%와 -3.5%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대비 하락폭을 확대됐으나 물가 둔화 속도가 기대보다 더딘 이유는 주거비를 포함한 서비스 물가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비스와 주거비는 지난해 12월 대비 각각 0.7%와 0.6% 상승하며 전월 대비 가격 상승폭을 확대했다”며 “선행지표 대비 주거비가 느리게 둔화하고 있으며 여전히 타이트한 고용 상황에 높은 임금상승률이 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예상치를 웃돈 지수 발표에 주가도 즉시 반응했다. 1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5%가 하락한 3만 8272.75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7%가 하락했으며 나스닥지수도 1.8%가 내렸다.

국내 증시도 이를 반영하며 장을 열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0.04포인트(1.51%)가 하락한 2609.60으로, 코스닥은 11.91포인트(1.41%)가 내린 833.24로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대비 11.9원이 오른 1340.0원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감장의 경우,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22포인트(1.10%)가 하락한 2620.42로 마쳤으며 코스닥은 8.15포인트(0.96%)가 오른 853.30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7.3원 오른 1335.4원으로 마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외국인 자금유입과 함께 장부가 1배인 2650~80포인트선에 다가가던 코스피는 소비자물가 예상치 상회 영향에 하락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1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연준이 지금 당장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를 비롯한 상품 물가 상승세 둔화를 감안하면 헤드라인(Headline) CPI는 1분기, 더딘 서비스 물가 둔화를 감안하면 근원(Core) CPI는 2분기에 3% 를 하회할 전망이다”며 “물가 둔화 흐름은 이어지고 있으나 그 속도가 더디다는 점 재차 확인했으며 연준이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설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주원 연구원은 “물가 둔화 속도가 기대보다 느린 만큼 금리 인하 시점은 2분기 후반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공급 측면 리스크가 물가 상방압력으로 이어지는 지 여부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스탠스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더딘 물가 상승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이 6월 이후로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 이어 5월 금리 인하 기대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데이터만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크게 지연될 것이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CPI와 달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잘 둔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2월과 3월에도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금리 인하는 6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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