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외관부터 느껴지는 힘, V6 3.0 디젤 엔진으로 2.3t 무게 극복한 주행력
친절하지 않은 내비게이션과 기능 대비 높은 가격은 부담
폭스바겐 투아렉 / 김우정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 김우정 기자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겉모습부터 무게감과 힘이 넘치는 투아렉은 외관과 달리 주행은 부드러워 '겉바속촉'의 반전매력을 드러냈다. 투아렉은 폭스바겐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자 브랜드 기술의 집약체로, 고급 SUV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폭스바겐 투아렉 / 김우정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 김우정 기자

국내에서 SUV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SUV 등 다목적형 차량은 전년보다 10.8% 증가한 82만4000대를 판매하는 등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SUV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월 엔카닷컴이 올해 구매하고 싶은 차종을 조사한 결과 SUV와 레저용차량(RV)이 47.1%를 차지해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

지난 4일 경기도 시흥에서 일산 자유로까지 왕복 70km를 투아렉 3.0 TDI 모델로 시승했다. 투아렉은 같은 그룹 내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 포르쉐 카이엔 등 최고급 SUV 모델과 같은 MLB 에보(Evo)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어 SUV 기본기가 탄탄한 모델로 평가된다.

폭스바겐 투아렉 전면부 / 김우정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전면부 / 김우정 기자

투아렉은 위풍당당한 외관과 널찍한 실내 공간으로 대형 SUV의 정수를 실현했다. 전면부의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느껴지는 위압감과 함께 직선으로 이뤄진 단순한 디자인이 단단한 이미지를 표현해냈다. 폭스바겐 로고를 중심으로 헤드라이트에서 라디에이트 그릴을 가로지르는 일루미네이티드 스트랩은 폭스바겐의 상징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폭스바겐 투아렉의 2열좌석 레그룸이 넉넉하게 확보됐다. / 김우정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의 2열좌석 레그룸이 넉넉하게 확보됐다. / 김우정 기자

대형 SUV답게 2열좌석의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해 장기간 탑승에도 편안한 착좌감을 즐길 수 있었다. 좌석 자체의 크기도 넓어 고속에서도 몸이 흔들리는 느낌은 덜했다.

2열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선루프 크기 / 김우정 기자
2열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선루프 크기 / 김우정 기자

특히 상단에 설치된 파노라마 선루프는 2열 루프 끝단까지 확장돼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폭스바겐 투아렉 측면부 / 김우정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측면부 / 김우정 기자

3세대 투아렉은 1985mm의 전폭을 자랑한다. 이는 경쟁 차종인 아우디 Q7보다 15mm, 현대차 팰리세이드·제네시스 GV80보다 10mm 넓은 크기이다. 전장은 4880mm로 2세대 모델보다 2mm 길어졌고, 전고는 1710mm로 7mm 낮아져 보다 날렵한 이미지를 더했다.

도로 위 주행감은 겉모습과는 달랐다. 엑셀을 밟을수록 가속력을 높여 치고 나가는 힘이 2.3t의 공차중량에 비해 가벼우면서 부드럽게 나아갔다. 코너링할 때에도 무게에 비해 부드럽고 날렵하게 이뤄져 한 쪽으로 쏠리는 느낌없이 안정적인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폭스바겐 투아렉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주행모드 / 김우정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주행모드 / 김우정 기자

투아렉에는 주행모드에 따라 차체 높낮이가 변경되는 에어 서스펜션도 탑재됐다. 에어 서스펜션은 주로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에 적용되는 기능이다. 주행모드는 에코·노멀·스포츠·컴포트·인디비주얼··오프로드·스노우 총 7가지로, 엔진과 변속기, 보조시스템 등이 주행모드 맞게 설정된다. 그중 스포츠 모드를 선택해보니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차체가 밑으로 푹 꺼지며 역동적인 주행을 기대하게 했다.

시승모델에 장착된 V6 3.0 TDI 엔진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8단 자동 변속기의 결합으로 최고출력 286마력, 61.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투아렉의 복합연비는 10.8 km/l, 최고속도는 235~238km/h, 제로백은 6.1초이다.

병렬구조 엔진인 V6가 탑재된 만큼 설계 특성상 소음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예상보다는 엔진소음이 크게 들리지 않았다.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 또한 잘 잡아내 폭스바겐이 투아렉을 ‘조용한 명품’이라고 소개한 이유를 공감했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투아렉에 탑재된 TDI 엔진에는 두 개의 선택적 촉매환원(SCR) 촉매 변환기가 장착된 ‘트윈도징(Twin Dosing) 테크놀로지’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 기술로 질소산화물을 최대 80%까지 감축해 환경성과 주행안정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폭스바겐 투아렉 운전석 / 김우정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운전석 / 김우정 기자

실내에서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5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이 하나로 이어진 ‘이노비전 콕핏’이 압도적으로 다가왔다. 큰 화면 덕분에 시원시원한 조작이 가능했으며 차량 내 주요 편의, 보조기능, 공조장치 등을 한 화면에서 제어할 수 있어 편리했다. 또한 디스플레이 자체가 사람의 손동작을 인식해 관련 메뉴 콘텐츠를 바로 띄우는 점도 사용자 편의성에 신경 쓴 듯 보였다.

폭스바겐 투아렉 트렁크 / 김우정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트렁크 / 김우정 기자

기본 트렁크도 810ℓ로 넉넉하지만 2열까지 폴딩하면 최대 1800ℓ까지 늘어나 캠핑 등 야외활동이 많은 가족 단위 운전자들에게 최적의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절하지 않은 내비게이션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검색시간만 1~2분이 걸리고, 건물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주소가 검색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실시간 경로 안내가 도로 위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형식이라 초보운전자에게는 불편한 사양으로 느껴졌다.

또한 1억원이 넘는 고급 SUV임에도 실내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특히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트 오토를 지원하지만 무선으로는 연결할 수 없고 USB 케이블 통해 유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도 불편하게 다가왔다.

투아렉은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R-Line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프리미엄이 8990만원, 프레스티지가 9970만원, R-Line이 1억470만원, R-Line 블랙 에디션 1억590만원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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