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호주 시드니에서 한인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태권도 관장의 이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16일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미스터 라이언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한인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태권도장 관장 유(49) 씨에 대해 방영했다.

유 씨는 지난 2월 20일(현지 시각) 수업을 들으러 온 7세 아이와 어머니를 호주 시드니에 있는 태권도 도장 안쪽 방에서 살해하고, 피해자의 차량을 이용해 피해자의 자택에 찾아가 아버지마저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유 씨는 ‘미스터 라이언’ 또는 ‘라이언 유’라고 불리며 한인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유 씨는 평소 자신을 유명 매쿼리대 석좌교수이며 한국과 호주에서 열린 태권도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10대 때부터 NSW주에서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으며 태권도 8단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유 씨의 화려한 이력은 거짓이었다. 유 씨의 매쿼리대 석좌교수 계약서와 시드니 대학 박사과정 등은 조작이었으며 태권도 8단이 아닌 공인 4단이었다. 이 밖에도 유 씨는 평소 주변인들에게 ‘부모가 재력가다’, ‘아내가 변호사다’ 등 거짓말을 했다고 밝혀졌다. 유 씨의 아내도 유 씨가 ‘나는 로스쿨에 진학한 회계 관련 변호사다. 재력가 부모가 있다’는 말에 속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유 씨를 고용했다는 태권도 관장은 유 씨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유 씨를 ‘악마’라고 표현했다. 그는 “남의 돈을 탐내는 손버릇과 학부모와의 갈등, 이성 관계로 1년에 한 번씩 쫓아냈다”며 “그때마다 가족의 부탁으로 받아줬으나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유 씨에 대해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 씨의 범행에 우발적인 모습과 계획적인 모습이 섞여 있다며 유 씨의 상태를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자기 모습과 가짜 이미지의 괴리가 클수록 내면 열등감이 크다. 사소한 일에도 필요 이상의 모욕감과 분노를 일으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며 아이가 태권도를 그만두거나 아이의 교육관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도 유 씨의 트리거가 눌릴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 씨는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상황에 대처할 때 허황한 거짓말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할 때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며, 유 씨가 아이 어머니에 이어 일가족을 살해한 것은 첫 살해 후 살인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하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다. 미국 소설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의 주인공 ‘리플리’의 이름에서 따왔다.

유 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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