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2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75(32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2도루 OPS 0.990 기록
"타격 성적 받쳐주고 수비도 무난하게 한다면 눈길을 끌 수 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과 부상 관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른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내셔널리그(NL) 신인왕 가능성을 두고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58)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신인왕, 충분히 가능하다. 타격 성적 받쳐주고 수비도 무난하게 한다면 눈길을 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이하 한국 시각) 한국인 역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최고액 기록으로 MLB 진출을 이뤄냈다. 샌프란시스코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지만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 뉴욕 포스트, 디애슬레틱 등 복수의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6년 총 1억1300만 달러(약 1484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4년 후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이정후는 앞서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떠난 류현진과 김하성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총액은 물론 평균 연봉에서도 사실상 압도했다. 그럴 만도 하다. 이정후는 국내 최고 타자인 데다 나이도 젊어 성장 가능성까지 충분하다. 2017년 프로에 발을 내디딘 그는 지난해까지 KBO리그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98을 올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시범경기서 쏘아 올린 기대감

엄청난 금액을 받고 빅리그에 입성한 이정후지만 생존 가능성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엇갈렸다. 현지 언론들은 ‘MLB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하면 실패한 영입이 될 수 있다’는 등의 비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았다.

이정후는 시범경기를 통해 우려를 불식시켰다. 장타력에 의문과 오버 페이라는 우려를 감탄으로 바꿨다. 그는 12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75(32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2도루 OPS 0.990을 기록했다.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범경기에서는 152.4km의 포심 패스트볼을 끌어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리기도 했다. 발사각 18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였다. 타구 속도 약 176.5km로 비거리 127m 대형 홈런이었다.

현지 언론도 의문의 시선을 거두고 활약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24일 USA투데이는 2024년 MLB에서 꼭 알아야 할 선수 100인을 선정하며 이정후의 이름을 언급했다. CBS스포츠는 샌프란시스코의 올해를 전망하는 기사에서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의 희망’이라고 표현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신인왕 가능성은 긍정적

이정후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범경기 기간을 보내면서 그를 향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NL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MLB.com은 25일 88명의 소속 관계자 설문을 통해 2024시즌 신인상 감독 후보를 전망했다. 여기서 이정후는 4위 득표를 했다. 미국 폭스 스포츠는 이정후를 NL 신인왕 후보 2위로 놓기도 했다.

비록 신인왕 후보 1위를 LA 다저스와 역대 투수 최고 규모 계약을 맺은 야마마토 요시노부에게 내주긴 했으나 정규리그에서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송재우 위원은 “이정후의 신인왕은 충분히 가능하다. 신인 선수가 풀타임으로 뛰는 것 자체가 MLB에선 쉬운 게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정후는 풀타임은 물론 팀의 1번 타자 중책까지 맡았다. 중견수는 외야 수비 중심인데 이 역할까지 맡는다. 팀에서 기대하는 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타격 성적이 받쳐주고 수비까지 무난하게 하면 충분히 더 눈길을 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정후가 정규리그 신인왕 레이스를 시즌 끝까지 펼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과 부상 관리다. 송 위원은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이 나왔기 때문에 이정후가 자신감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술적인 요소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믿고 가는 것이 제일 좋다”며 “이제 정규리그에서 중요한 건 체력과 부상을 멀리하는 것이다. MLB는 경기 수가 KBO리그보다 많다. 따라서 체력과 부상 변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특히 MLB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시차다. 낮과 밤이 바뀌는 게 아니라 시차가 3시간 정도 차이 나기 때문에 묘하다. 이것이 선수들을 애 먹게 한다. 이정후가 신인왕 레이스를 펼치기 위해선 한 시즌을 길게 간다는 생각으로 체력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MLB 데뷔전 상대 투수는 다르빗슈 유

이정후가 예정대로 정규리그 개막전에 나설 경우 첫 경기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원정이다. MLB 데뷔전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빅리거 투수 다르빗슈 유를 상대한다. 첫 단추가 중요한 만큼 다르빗슈에 대한 공략이 중요하다.

송 위원은 이정후가 다르빗슈와 대결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봤다. 송 위원은 “다르빗슈가 지금도 빠른 공을 던지지만, 옛날보다는 속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다르빗슈는 초반에 빠른 공을 던지다가 주자가 생기고 여의찮을 때는 변화구 위주로 피칭을 한다. 이정후가 변화구에 속지만 않는다면 못 칠 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정후는 선구안이 좋은 타자다. 유인구에 속지 않고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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