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세훈 기자] 정부가 국가표준 100종 개발과 국제표준 400종 도입을 추진한다.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2050 탄소중립 실현에 필요한 각종 기술개발과 탄소중립 정책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산업계도 우리 기술의 국제표준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인터컨티넨털 서울 코엑스에서 제3차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 협의회를 개최하고, 신규 국가표준 100종 개발, 국제표준 400종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2050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을 발표했다.

앞서 국표원은 지난 2월 업계와 대학, 연구소, 협회·단체 등 37개 기관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인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 협의회’를 발족했다. 이후 9개월간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과위원회 활동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도구가 될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을 수립해 왔다. 

이날 최종 확정 발표한 ‘2050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에 따라 정부는 국내 탄소감축 결과를 해외에서 인정받기 위한 상호인정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2050년까지 신규 국가표준 100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에너지전환 분야에서는 41종에 대한 표준 개발이 추진된다.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에너지전달(전력망·ESS), 新에너지원(수소·바이오) 등을 통해 △차세대 태양전지 성능평가 △ESS 화재안전성 요구사항 등에 대한 표준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산업 부문별로는 44종의 표준 개발이 계획됐다. 제조(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 수송(전기차·선박), 건물(ZEB) 등 저탄소화 분야에서 △전기로 고철 스크랩 분류 △주행중 전기차 무선충전 통신 요구사항 등의 표준을 개발한다.

자원재활용 분야인 순환경제(에코디자인·유니소재화·재제조·우수재활용제품)와 이산환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에서는 제품 순환성 설계방법 등 △에코디자인 기준 △광물 탄산화에 의한 탄산칼슘 성능평가 등 12종 표준화를 추진한다.

또 업종별 △탄소중립 선언 가이드 △수출 주력 제품의 탄소 배출량 산정 방법 △녹색금융 등에 대한 표준개발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국제표준은 산업계 적용 가능성, 기술혁신성 등을 고려해 400종을 도입키로 했다. 탄소중립은 UN이 발표한 17개 지속가능 발전목표(SDG) 중 하나인 기후변화대응의 핵심수단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IEC)에서도 약 700여건의 국제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이에 에너지전환 분야에서 △수전해 수소발생기(ISO 22734) △풍력발전 타워 및 기초설계 요구사항(IEC 61400-6) 등 217종의 국제표준이 도입된다. 산업 부문별로는 저탄소화 분야에서 △전기차 자기장 무선 전력전송 및 안전(ISO 19363) △교체형 LED 모듈(IEC PAS 63166) 등 163종을 도입할 예정이다. 자원효율성 분야에서는 △전기·전자제품 재료 효율성 설계(IEC TR 62824) △탄소 파이프 수송시스템(ISO 27913) 등 20종을 도입키로 했다. 

KS 인증 등 인증품목 20종에 대한 개발 도는 정비 계획도 마련했다. 탄소중립 기술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등 10종에 대해 KS 인증 △산업설비 등에 대해 재제조 인증 △전기차 폐배터리 등에 대해 우수재활용제품인증(GR) 등 12종에 대해서는 신규 인증을 추진한다. 또 실리콘 태양광 모듈(KS C 8561)에 양면형 모듈을 추가하는 등 기존 8종의 KS 인증을 정비할 계획이다.

정연인 두산중공업 대표(탄소중립 표준화 전략 협의회 공동위원장)는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저탄소·에너지전환 기술 개발과 탄소중립 정책 추진에 대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며 “산업계가 중심이 돼 탄소중립 기술 개발은 물론이고 우리 기술의 국제표준 선점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훈 국표원 원장은 “탄소중립은 지금까지 산업발전 경로를 전환하는 도전적 과제이지만 에너지전환 등 저탄소 기술을 확보해 새로운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탄소중립 전주기 지원을 위해 우리가 세운 표준화 전략을 차질없이 이행해나갈 수 있도록 산·학·연 분야별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