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국 연간 4200미터톤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세계 최고
과학아카데미 "플라스틱 생산 줄이는 새로운 국가전략 필요"
화학협회 반박 "플라스틱의 생산 제한은 공급망 붕괴, 인플레 초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미국이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의 최대 주범이며, 바다에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적 전략이 시급하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s)는 ‘세계적인 바다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너무 많은 플라스틱을 바다에 버리고 있으며 따라서 플라스틱 생산 방식을 재고하고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의 가장 큰 배출국은 미국이다. 미국은 연간 4200미터톤(MT)이상의 플라스틱을 페기물을 배출하고 있으며 이중 100만미터톤(MT)이 전 세계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이는 중국보다 2배 이상 많고 유럽연합(EU) 국가들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보고서는 평균적으로 미국인들이 1인당 연간 130kg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영국이 연간 99kg으로 2위, 한국이 연간 88kg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66년 2000만미터톤(MT)에서 2015년 381메가미터톤(MMT,1메가미터톤=100만톤)으로 반세기 동안 20배나 증가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8.8메가미터톤(MM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유입되고 있으며 이는 1분마다 플라스틱 쓰레기 트럭을 바다에 버리는 것과 맞먹는 양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2030년까지 해양으로 배출되는 플라스틱의 양이 연간 53메가미터톤(MMT)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바다에서 잡히는 모든 물고기 무게의 대략 절반에 해당된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급증한 이유에 대해서 1980년 이후 도시 고형 폐기물에서 플라스틱 쓰레기의 발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재활용의 규모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점점 더 많은 플라스틱이 매립지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적어도 내년 말까지 새로운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위기 해결을 위한 여러 단계를 제시했는데 무엇보다도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상황이 플라스틱 재활용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형 쓰레기 발생을 상당히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빠른 분해와 재활용 될 수 있는 물질을 장려하고, 폐수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기술 등 폐기물 관리 개선, 그리고 쓰레기 수집·포획에 대한 더 나은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폐기물 포획 기술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범람함에 따라 해양생물을 얽히고 질식시키고 있으며  이 때문에 생태계 먹이사슬을 해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많은 물고기, 해양 포유동물, 바닷새 등이 플라스틱을 먹고 병에 걸리거나 죽고 있다. 보고서는 “거의 천 종의 해양 생물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으며 이 미세 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인간에게로 되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마가렛 스프링 보존과학회 회장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환경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스프링 회장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내륙과 해안 지역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강, 호수, 해변, 만, 수로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취약한 인구에게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플라스틱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미국화학협의회는 이번 보고서 대부분에 동의한다면서도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한다는 발상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화학회 부회장은 성명을 통해 “플라스틱의 생산 제한은 공급망 붕괴, 경제 및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만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화석연료 업계는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로 원료나 천연자원 사업이 줄어들면서 플라스틱 생산의 대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과학위원회 관계자는 "플라스틱 생산이 증가하고 폐기물 발생이 증가하게 되면, 누출될 영향도 증가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시급하게 다뤄져야한다“고 말했다. 

미국 환경단체 비욘드 플라스틱의 주디스 앵크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심각한 경고이며 정책 입안자들과 재계 지도자들은 보고서를 읽고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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