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물적분할 통해 수소 등 신사업 성장 박차
철강 자회사 포스코 상장 의심 눈초리는 부담
자사주 소각 등 단기적 주주가치 제고 실행 시급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 김준희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 김준희 기자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포스코가 한달 뒤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 2000년 민영화 이후 22년 만에 지주회사로 체제를 변경한다. 지금의 포스코를 있게 해준 철강사업에서 벗어나 수소와 2차전지 등 친환경 신사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하지만 물적분할이란 방식을 택하면서 반발이 존재하는 상황.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다.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오는 3월 1일 오전 0시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의 포스코는 사업 및 투자 관리를 전담하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홀딩스가 지분을 100% 소유한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로 나뉘게 됐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케미칼, 리튬(포스코아르헨티나, 포스코리튬솔루션) 등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포스코를 비롯한 포스코그룹의 변신은 지주회사 주도 아래 철강 중심 사업구조 한계를 극복하고 그룹 내 수소, 2차전지 등 신사업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의도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시가총액은 최고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아직도 저성장 철강 주식이란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주회사 체제 전화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 신사업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차전지 소재인 양‧음극재 생산 능력을 글로벌 선도권으로 끌어올린다. 리튬과 니켈은 현재 확보한 자체 광산·염호와 친환경 생산 기술을 활용, 2030년까지 리튬은 연간 22만톤, 니켈은 14만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수소 사업은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 블루·그린수소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핵심 기술 개발 투자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50만톤, 2050년까지 연간 7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에너지 분야에선 LNG, 암모니아, 신재생에너지 등을 수소경제와 연계해 확대한다. 건축·인프라 분야는 친환경 및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시티, 모듈러 등 친환경 건축과 플랜트 사업을 강화한다.

그룹의 장남인 철강 자회사 포스코는 철강 탄소중립 완성을 위해 매진한다.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사업도 친환경 생산체제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기술), 수소환원제철 기술 연구 등 저탄소 생산기술 연구·개발(R&D)과 생산체제 전환을 통해 ESG경영을 확대한다.

지난달 4일엔 신성장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 컨트롤타워인 미래기술연구원도 개원했다.

그러나 포스코의 이러한 도전에 모든 사람이 마냥 박수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지난번 임시주총에서 일부 주주들의 거센 항의에도 알 수 있듯이 국내 소액주주들은 지주회사 전환을 반대했다. 물적분할이란 방식 때문이다. 물적분할은 신설회사에 대한 지분을 100%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형식의 기업 분할 형태다. 신설회사를 100% 자회사로 만드는 만큼 모기업 주주에게는 신설회사 주식이 주어지지 않는다.

철강 자회사 포스코가 상장되면 포스코홀딩스 주주들로선 지분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소액주주들은 조만간 상장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포스코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자회사 상장 방지책으로 철강 자회사 포스코를 상장하려면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특별결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정관을 추가했다. 포스코는 “현재 법적으로 가장 강력한 상장 방지 방법”이라 강조했지만 주총을 통해 물적분할도 쉽게 해결한 상황에서 정관 수정은 더 간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군다나 포스코 대주주 국민연금이 대선 후 어떤 자세를 취할지도 불확실하다.

업계에선 포스코가 믿음을 주기 위해선 철강과 신사업 균형 발전이란 장기적 목표와 함께 단기적으론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단 포스코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꺼내들었다. 소각 시기와 물량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최정우 회장은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스코 주가는 지난해 5월 41만3500원 최고점에서 임시주총이 열린 지난달 28일 현재 26만1500원으로 36%가량 빠진 상황.

포스코의 변신에 대해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는 포스코가 갖고 있는 단기 과제다. 철강사업을 넘어 2차 전지와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에 사업에 대해 빠른 위상을 갖추면 지주회사 포스코의 주가는 제 가치를 받을 수 있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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