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문동주(왼쪽)와 김인환.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문동주(왼쪽)와 김인환. /한화 이글스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신인왕과 인연이 없는 팀 중 하나다. 전신인 빙그레 시절을 포함해 역대 이글스 출신 신인왕은 이정훈(59ㆍ현 두산 베어스 코치), 김태균(40ㆍ은퇴), 류현진(35ㆍ토론토 블루제이스) 3명뿐이다.

한화 소속 마지막 신인왕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괴물' 류현진이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첫해 30경기에 등판해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204개) 1위로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2006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모두 거머쥐었다.

한화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6년 만에 신인왕 배출을 꿈꾼다. '특급 신인' 문동주(19)와 늦깎이 중고 신인 김인환(28)에게 기대를 건다.

문동주는 올해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프로 입단 전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최고 시속 157㎞, 평균 시속 152㎞가 나오는 광속구를 던져 국가대표 에이스가 될 재목으로 평가 받는다. 5월 9일 1군에 올라온 그는 구원 투수로 뛰며 경험을 쌓았다. 프로 데뷔전인 5월 10일 LG 트윈스전에서 0.2이닝 4실점(4자책)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으나 이후 5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같은 달 26일 두산전(2이닝 4실점), 31일 NC 다이노스전(2이닝 1실점)에서 주춤했지만, 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키움전 7회초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24)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개막 전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문동주는 이제 본격적으로 레이스에 뛰어들 예정이다. 불펜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보직이 바뀐다. 7~9일 두산과 3연전 또는 10~12일 SSG 랜더스와 3연전 중 1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문동주가 선발진에 안착한다면 신인왕 레이스는 요동칠 전망이다. 그는 "선발로 나간다는 생각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지금까지 1군에서 던지면서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기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던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최선을 다해 무조건 막아낸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고 힘줬다.

화순고-성균관대를 졸업한 김인환은 2016년 육성 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어렵게 프로에 들어왔지만, 길고 긴 2군 생활을 해야 했다. 2019시즌까지 1군에서 22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그는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시즌이 끝난 뒤 입대해 5군단 포병여단에서 측지병으로 복무했다.

김인환은 제대 후 2021년 육성 선수 신분으로 한화에 돌아왔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키우고, 겨우내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지난 2월 대전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카를로스 수베로(50) 감독은 “사실 김인환은 전력 외 선수였다. 그런데 갑자기 기량이 확 늘어서 놀랐다”며 "작년과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배트 스피드가 빨라지고, 스윙이 간결해졌다. 이래서 최원호(49) 2군 감독이 추천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김인환.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김인환. /한화 이글스 제공

스프링캠프에서 사령탑의 눈도장을 찍은 김인환은 5월 2일 1군에 콜업된 후 28경기에서 타율 0.284, 5홈런, 16타점, 13득점, 장타율 0.495, OPS(출루율+장타율) 0.825로 활약했다. 이 기간 팀 내 홈런 2위, 타점 4위, 장타율 2위, OPS 2위의 성적을 냈다.

김인환은 신인왕 경쟁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올해 프로 7년 차이지만, 신인왕 자격을 갖췄다. KBO는 입단 5년 이내고 1군에서 30이닝 이하를 던진 투수, 60타석 이하를 기록한 타자에게 신인왕 후보 자격을 준다. 김인환은 지난해까지 52타석만 소화해 신인왕 후보 자격을 유지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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