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주 드림타워 토지 재평가…평가차익 4000억 이상
부채비율 1358%→322% 급감, 재무구조 개선 효과 톡톡
위즈코프·쌍용차, 지난해 자산재평가로 자본 크게 확충
"유입 현금 없어 효과 제한적, 추가 차입 위한 수단될 수도"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제주 SNS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제주 SNS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롯데관광개발이 최근 실시한 자산재평가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40년 넘게 보유했던 토지 지분의 자산재평가를 통해 4000억원이 넘는 거액의 평가차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 기업이 오래 보유한 부동산 가치 평가를 다시 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이번 롯데관광개발의 경우는 액수도 크고 부채비율이 1000% 이상 줄어드는 등 효과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눈여겨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산재평가를 통해 장부를 깨끗하게 만들어 추가로 사업자금 차입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토지 지분(전체 부지의 59.02%)에 대한 자산재평가 금액 5680억원을 올 반기보고서에 집어넣기로 의결했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자리잡은 이 토지는 롯데관광개발이 지난 1980년 제주시 공개 입찰을 통해 매입했으며 현재 장부가는 1047억원이다.

그런데 올 반기 결산 앞두고 다시 측정한 결과 5배 ‘점프’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측은 현 장부가와의 차액인 4633억원(5680억원-1047억원) 중 투자부동산으로 분류되는 7%를 제외한 93%인 4299억원을 자산으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4299억원 중 이연법인세 계상액인 1040억원이 부채로, 나머지 3295억원이 자본(자본잉여금)으로 들어간다.

이번 자산재평가는 높은 부채비율로 신음하는 롯데관광개발의 재무구조에 숨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분기보고서(별도 기준)에 따른 롯데관광개발 자본은 911억원, 부채는 1조2378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358%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토지 지분 재평가 실시에 따라 자본이 417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라 부채비율이 322%로 급감하게 된다.

롯데관광개발은 해당 토지에 제주 그랜드하얏트 호텔 등을 신축하기 위해 지난 2020년 11월 3년 만기로 총 7000억원을 빌리는 등 차입금을 대폭 늘렸다. 이는 이자로 많은 돈을 써 올 1분기 별도 기준으로 금융비용만 229억원 빠져나가는 현실과 직결됐다. 반면 이 회사의 1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8억원, 단기금융상품은 77억원으로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산재평가에 대해 "불안정한 회사가 운영하는 리조트를 누가 찾겠는가. 괜찮은 회사 사정을 대외에 알려 해외 관광객 유입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며 "한편으론 이번 자산재평가로 인해 재무구조가 나아졌기 때문에 향후 추가 자금을 금융권에서 낮은 금리로 더 차입해 현금 고갈 우려를 타개할 수도 있게 됐다"고 해석했다.

롯데관광개발 사례는 지난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기업 위즈코프,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위즈코프는 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토지 재평가를 통해 기존 장부가액 163억원을 49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쌍용차는 지난해 4월 평택 본사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재평가 결과, 2788억원의 평가차익이 발생했다며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으므로 상장폐지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자산재평가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내에 현금이 실제로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장부상으로만 부동산 가치만 달라진 것인데, 시장에선 이미 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IR업계 관계자는 "특정기업이 돈을 더 빌리거나 무리한 사업 확장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산재평가가 활용될 수도 있다"며 "향후 시장이 침체기를 걸을 때 기업들이 부동산 가치를 줄어드는 쪽으로 다시 평가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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