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 친화적인 관행, 농장 생태계 개선하면서 수확량 증가 가능
질산암모늄 비료/연합뉴스
질산암모늄 비료/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비룟값이 급등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식량 비상상황에 처했다. 세계은행(WB)이 산출한 비료가격지수는 지난 5월 223.11로, 전년 동기 106.07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2010년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이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화학비료를 대신해 흙과 거름과 퇴비를 더하는 등 친환경 농법으로 인공 비료를 훨씬 적게 사용하면서 높은 수확량을 계속 생산할 수 있다는 학술 연구가 처음으로 발표돼 주목된다. 

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인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경로로서 생태학적 강화에 대한 장기적인 증거(Long-term evidence for ecological intensification as a pathway to sustainable agriculture)’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농부들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관행을 채택한다면 인공 비료를 훨씬 적게 사용하면서 높은 농작물 수확량을 계속 생산할 수 있어 치솟은 화학비료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기에 충분하다.

연구진은 흙에 거름과 퇴비를 추가하고, 작물 사이에 질소 고정식물을 키우고, 같은 작물을 고집하는 대신 넓은 범위의 농산물을 재배하는 등의 기술로 농가의 자연생태계를 보호·개선하면서 수확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농법이 높은 연료 가격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격이 급등한 화학비료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의 주요 저자인 영국 로담스테드 리서치의 식물생태학자 클로이 맥라렌은 “화학비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비룟값 및 식량 가격 급등과 그에 따른 경제적 충격으로부터 농부들과 소비자들을 완충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식량 가격의 상승과 같은 이러한 관행의 광범위한 채택은 보다 공평한 전세계 비료 분배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연 농업 방법이 어떻게 수확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유럽과 아프리카의 농장에서 30개의 장기 실험을 분석했다.

분석된 각각의 실험은 9년 이상 진행됐으며, 모두 합쳐 밀, 옥수수, 귀리, 보리, 사탕무, 감자 등 6개 작물의 2민5000개 이상의 수확 데이터를 다뤘다. 연구진에 따르면 수 년에 걸친 실험을 하는 것은 필수적으로, 짧은 기간을 따르면 특히 좋거나 나쁜 해 등 변덕스러운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 분뇨를 토양에 첨가하면 식물성 퇴비나 꺾꽂이보다 수확량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면 잡초와 질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과 클로버와 같은 콩류를 재배하면 토양에 질소를 첨가돼 번식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인공 비료의 주요 생산국이기 때문에 이 분쟁은 공급 부족을 야기했고 비료 가격은 급등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농부들을 휘청거리게 했고 소비자들에게는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많은 나라들은 이미 팬데믹 기간 동안 비축량을 소진해 식량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날씨는 전 세계의 주요 지역에 폭염, 가뭄, 홍수를 가져왔고, 수확에 더 많은 피해를 입혔다.

이러한 영향들의 조합은 세계 식량 위기를 초래했으며, 구호단체들은 거의 2억 명의 사람들이 극심한 기아나 기근과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더 많은 식량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선진국의 가난한 사람들 역시 식량 가격 상승과 만연한 인플레이션이 가계 예산을 잠식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맥라렌은 "우리의 연구는 생태적 농업 방법이 미래의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의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비용 절감, 오염 감소, 또는 다른 가치 있는 농산물의 제공과 같은 단순한 수확량을 넘어서는 이익이 있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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