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태풍 '힌남노' 영향에 멈췄던 2∼4고로 12일부터 재가동 시작
관건은 후공정인 압연라인 정상화…태풍 피해 가장 심해 복구 수개월 걸릴 듯
제강 공정까지 마친 반제품 생산, 긴급재 위주로 광양제철소에서 압연 처리
스테인리스스틸 등 당분간 생산 불가능…"국내 철강제품 가격 상승 부를 수도"
포스코 직원이 지난 12일 포항제철소 2연주공장에서 철강반제품인 슬라브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직원이 지난 12일 포항제철소 2연주공장에서 철강반제품인 슬라브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수해로 공장이 멈춰선 포스코 포항체절소가 일주일 만에 모든 고로가 가동에 들어갔다. 이 따른 철강 반제품 생산도 시작했다.

그러나 피해가 가장 큰 압연 라인 복구에 수개월 걸릴 것으로 보이는 등 전 공정 정상화를 위한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3고로, 12일엔 4고로와 2고로 등 포항제철소 모든 고로가 순차적으로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고 13일 밝혔다.

이어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제강 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한 제강 및 연주설비 복구에 집중했다"며 "제강공장의 경우 전로 총 7기 중 4기와 연주 총 8기 중 4기를 이날 재가동했다"고 덧붙였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지난 6일 포항제철소 인근 지역엔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만조 시간까지 겹치면서 포항제철소 바로 옆 하천인 냉천이 범람했고, 이에 따른 침수로 제철소 내 모든 공장 정전 사태가 일어나 포스코 측은 가동 중단을 연장했다. 특히 지난 1973년 포항제철소 설립 이래 고로 3기가 ‘올스톱’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1고로는 노후화로 지난해 말 은퇴).

포스코는 추석 연휴인 지난 9∼12일 나흘간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협력업체 등을 통해 연인원 3만여명을 투입, 복구 총력전을 펼친 끝에 고로 정상화는 일궈냈다. 이 기간 모터·차단기 등 전기수리 기술자 모집 공고를 내며 일당 125만원을 제시해 화제를 뿌렸다.

다만 후공정인 압연 공정 만큼은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포스코는 물론 철강 제품을 넘겨받아 완성차 및 선박을 만드는 완성차업체와 조선사 등의 조업 차질이 우려된다.

철강 제품은 △철광석을 쇳물로 만드는 ‘제선’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뒤 강철로 만드는 ‘제강’ △액체 상태 철을 고체 형태의 반제품(슬라브)으로 만드는 ‘연주’ △열,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압연’으로 나뉜다.

이 중 라인이 냉천 근처에 있는 압연 공정 피해가 심각해 당분간은 슬라브 위주로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포스코 측은 "압연라인 배수 작업은 80% 정도 마무리됐다"며 "우선 가동이 필요한 1열연공장과 3후판공장은 배수가 끝나 전원 투입을 시작했으나, 압연라인 지하시설물 복구를 마쳐야 정확한 피해규모 추산 및 압연라인 복구·가동 계획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압연 공정의 경우 수해 피해가 없는 광양제철소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빠른 출하가 필요한 긴급재의 경우 광양에서 압연 공정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울러 제강사 등 반제품 갖고 가서 압연만 하는 회사들도 여럿 있어 여기서도 압연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포항제철소에서만 만드는 스테인리스스틸, 전기강판, 전기아연도금강판, 선재 등은 공장 완전 정상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생산이 불가능해 포스코는 이에 따른 매출 감소 및 일회성 비용 증가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항제철소) 생산 정상화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큰 틀에 국내 철강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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