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NC서 4년간 556안타 103홈런 390타점 타율 0.323
올 시즌 종료 후 FA 재자격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는 KBO리그 'FA 모범생'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는 KBO리그 'FA 모범생'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4년 전인 지난 2018년 겨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태형(55) 감독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 이름은 양의지(35·NC 다이노스)였다. 순간 김 감독은 양의지와 이별을 직감했다고 한다. "어떤 선수가 이탈하면 5승, 7승 빠져나간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는데, (양의지의 이탈은) 우리 팀 1선발이 빠져나간 것과 같다"고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양의지는 2018년 12월 11일 NC와 4년 총액 125억 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고 창원으로 떠났다. 당시 계약 규모는 2017년 롯데 자이언츠와 이대호(40)의 150억 원에 이은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FA 계약이었다. 강민호(40)가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할 때 세운 4년 80억 원을 넘어서는 포수 최고액 기록이기도 했다.

NC의 양의지 영입을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오갔다. 그가 '두산 왕조'를 세우는 데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국가대표 포수로서도 제 몫을 충실히 수행해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에 FA 시장의 '거품'을 키웠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했다. 계약 당시 31세의 적지 않은 나이와 포지션이 체력 소모가 가장 많은 포수였기 때문에 부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모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양의지는 기복 없는 활약과 뛰어난 리더십 등 대체불가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적 첫해 118경기에 출전해 138안타(20홈런) 68타점 61득점 타율 0.354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이듬해에는 130경기에서 151안타(33홈런) 124타점 86득점 타율 0.328을 올리며 NC의 첫 통합 우승에 앞장섰다. 올 시즌에는 20일 오전 기준 115경기 111안타(20홈런) 87타점 59득점 타율 0.285에 머물고 있으나, 후반기에 11홈런 40타점 타율 0.311로 반등에 성공했다. 홈런과 타점 부문 8위, OPS(출루율+장타율) 7위(0.880),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8위(0.880)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일단 제가 좀 잘하는 것 같다"며 미소 지은 뒤 "전반기엔 내가 방망이를 이기지 못하겠더라. 후반기에 조금씩 괜찮아졌다"고 밝혔다.

NC 다이노스 양의지. /연합뉴스
NC 다이노스 양의지. /연합뉴스

양의지는 모범 FA의 대표적인 사례다. NC 유니폼을 입은 뒤 4년간 총 504경기에 나서 556안타(103홈런) 390타점 298득점 타율 0.323로 꾸준했다. 포수로서 임무도 충실히 해냈다.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주로 지명타자(DH)로 뛰었지만 총 2482.2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분위기는 좋다. 시즌 종료 후 양의지를 비롯해 박세혁(32·두산), 유강남(30·LG 트윈스), 박동원(32·KIA 타이거즈), 이재원(34·SSG 랜더스) 등 5명의 준척급 포수들이 대거 FA로 풀려난다. 양의지는 이들 중 나이는 가장 많지만 자타 공인 최고의 포수로 인정받고 있다. 주전급 포수를 확보하지 못한 일부 팀들이 그의 영입 준비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만일 75억 원이 넘는 계약을 체결한다면 LG의 김현수(8+2년 230억 원)에 이어 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누적 FA 금액 200억 원을 넘기는 선수가 된다. 여기에 105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이 성사된다면 역대 1위도 가능하다.

양의지의 활약에 힘입은 NC는 현재 6위를 마크하고 있다. 전반기 32승 2무 49패(승률 0.395)로 9위에 그쳤지만, 후반기 26승 1무 17패(승률 0.604)를 자랑하며 6위까지 올라왔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KIA를 1.5경기 차로 맹추격 중이다. 22일부터 24일까지 홈에서 열리는 KIA와 3연전에서 팀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의지는 "우리 경기가 끝나면 KIA 경기 결과를 확인하게 된다. KIA가 자꾸 희망을 준다"며 "맞대결이 있는 다음 주가 중요하다. 어쨌든 KIA가 우리보다 승수가 더 많으니 우리는 계속 최선을 다해 승수를 쌓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후반기 들어서 정말 많이 좋아졌다. 투수들도 잘 던지고 어린 친구들도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며 "선배들이 이끌어줘야 했는데 시즌 초반에 못 하다 보니까 후배들도 부담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라고 미안함을 전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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