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신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 증가, 실적 부진 영향
수신 금리 메리트 하락 우려…순익 감소+수신 고객 유출 고민해야
올해 3분기 저축은행은 조달비용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연합뉴스
올해 3분기 저축은행은 조달비용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저축은행의 3분기 실적이 조달비용 증가로 감소했다. 금리 인상 기조에 높아진 수신 금리로 인해 조달비용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각 저축은행의 공시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3분기 순익이 796억원을 기록하며 약 20%,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은 3%와 ·8%가 감소했다. 반면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비교적 큰 27%와 46%가 줄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었던 저축은행이 실적이 감소에 빠진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수신 금리가 오르며 조달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 직접 나서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업권간, 업권내 과당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시중 주요 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주춤하고 있다. 5%대 금리를 제공하던 시중 주요 은행들은 4% 후반대로 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지난달까지 오름세를 보인던 저축은행들의 예금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초 꺾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5.53%까지 처솟았다. 하지만 당국의 권고 이후, 이달 2일에는 연 5.51%로 내려갔으며 9일 기준 5.49%로 떨어졌다. 또한 최고 금리 6%대인 상품도 사라졌다. 수신 금리 경쟁 과열이 식으며 조달비용 부담이 큰 저축은행의 입장에선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100% 아래의 예대율이 유지하고 있으며 자금 조달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SBI·OK·한국투자저축은행은 90% 후반대를, 웰컴·페퍼저축은행은 80%대의 예대율을 유지하고 있다. 

당국에서도 최근 한시적으로 110% 예대율 완화 조치를 시행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여유가 있다면 저축은행들은 수신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다"며 "여유가 없다면 연말에 특판 상품을 출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과 운수·건설·서비스업 등 비제조업들의 유동성 악화가, 고금리로 인한 자금 경색과 이자 부담으로 인한 기업들의 자금난은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오는 1월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시중은행의 수신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년 초에도 기준금리 인상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시중 주요 은행의 금리 정책이 변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저축은행도 유동적으로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답변은 순익 감소와 더불어 저축은행의 수신 금리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중 주요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신 금리가 비슷해지면서, 투자자들이 1금융권으로 자금을 이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순익이 감소되는 와중에 금리 경쟁력 완화로 수신 고객까지 떠날 경우 저축은행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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