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세 가격 하향 조정·분양시장 양극화 우려
분양가 저렴한 공공택지 안정적 성과 이룰 수도
서울 아파트 모습./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모습./연합뉴스.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어플리케이션 내 접속자를 대상으로, 거주지역의 주택 매매가격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결과, 3089명의 응답자 중 77.7%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이는 부동산 업계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하락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올해 하반기가 지나면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경기위축 우려가 겹쳐짐에 따라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면서 “올해는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만 이어져 평년보다 저조한 주택거래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역시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구매능력과 구매욕구가 동반 하락한 상황이다”며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올해 상반기까지는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리 인상이 언제 멈출지’, ‘금리 인하는 언제 가능할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면서 “하반기 금리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대세 상승은 어렵겠지만 반등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윤 연구원은 “집값은 전반적인 약세를 예상한다”면서 “다만 정부의 연착륙 의지가 강한 만큼, 금융위기 수준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지난해 보다 거래량이 늘어나며 바닥을 다져가는 시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가격 약세 국면이 지나고 하반기 중 일정 기간(2~3개월) 보합수준을 유지한다면 하반기(3~4분기) 안에 상승도 가능하다”면서 “한 해 전체로 봤을 땐 집값 변동률의 하락이 예상되나 흐름으로 보면 ‘상저하고’로 흘러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두성규 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융권으로 옮겨간 시중의 부동자금을 대변하는 M2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으로 3700조원이 넘는 등, 풍부한 유동성이 언제라도 부동산 시장으로 넘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올해 하반기 이후 금리가 안정된다면 수급 상황에 따른 매매 시장의 완만한 회복도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엔 대출을 받지 않고는 집을 사기 어려운 수요층이 주류인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차이가 명확했다”면서 “올해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은 가격이 유지되거나 소폭 오르고 반대인 곳은 그렇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양극화를 거론하기도 했다.

주택  매매과 마찬가지로 전세 시장 역시 조정될 것으로 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 월세의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금융권의 전세대출 금리도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어가면서 상반기 중 가격 하락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특히 입주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지역에서는 약세가 두드러질 것이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지난해보다 올해가 약 5만호 가량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는데다 주택 매각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매 물건이 전세로 전환되는 상황이 연출되며 임대차 시장도 가격 하향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파트 분양 시장에 대해선 “전매차익 기대 약화와 중도금 집단대출 이자 부담 등으로 1순위 청약경쟁률과 총 청약자가 감소하는 등, 분양시장이 양극화되고 관련 지표도 하향 조정될 것이다”면서 “미계약·미분양·미입주도 다소 증가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두성규 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기조와 재고주택의 가격 급락으로 분양가상한제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이 가진 장점이 퇴색되고 있어 당분간 청약경쟁률이 낮아지고 계약률은 안정권인 80% 이하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른 건설경기도 위축되며 분양보증 사고가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난해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청약 결과가 다소 부정적으로 나타난 가운데 올해 서울 분양시장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며 “지방의 경우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점점 증가하는 가운데 저조한 분양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분양가가 절대적으로 저렴한 공공택지지역 등에서는 안정적인 청약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지방은 시장의 예상을 반영한 분양가가 아닐 경우, 미분양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입지와 조건에 따라 분양 실적이 양분화될 것이란 이야기다.  더불어 서울은 분양가가 분양 성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산자락에만 지어도 팔린다던 이야기가 나오던 아파트가 이젠 좋은 입지와 착한 가격이 아니면 외면 받는 시대로 전환된 것이다. 어쩌면 이 같은 흐름은 단순 투자가 아니라, 살고 싶은 집을 사는 시대로 전환하기 위한 괴도기 일 수도 있다. 

문용균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