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시우, 오지현 지난해 12월 결혼
이전부터 서로에게 힘 불어넣어 주며 응원
오지현, 소니오픈 기간 내내 대회장에서 내조… 그 결과 김시우 정상 등극
김시우(왼쪽)은 아내 오지현의 응원에 힘입어 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연합뉴스
김시우(왼쪽)은 아내 오지현의 응원에 힘입어 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김시우(28)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딱 2장의 사진이 있다. 하나는 오지현(27)과 촬영한 웨딩 화보고, 다른 하나는 데이트 때 찍은 것이다. 

‘새신랑’ 김시우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16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04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4라운드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로 헤이든 버클리(27·미국)를 1타 차로 제쳤다. ‘사랑의 힘’이 컸다. 

김시우는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4타를 쳤다.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021년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우승한 이후 2년 만에 승수를 보탰다.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했다. 아울러 우승 상금 142만2000달러(약 17억6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소니오픈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8년 최경주(53) 이후 15년 만이다. 2021년 대회에서는 교포 선수 케빈 나(40·미국)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통산 4승의 김시우는 8승의 최경주 다음으로 ‘한국 선수 PGA 투어 최다승’ 부문 2위를 지켰다. 그 뒤로 양용은(51)과 배상문(37), 임성재(25), 이경훈(32), 김주형(21)이 2승씩 따냈다.

오지현(왼쪽)의 캐디를 맡은 김시우의 모습.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조직위 제공
오지현(왼쪽)의 캐디를 맡은 김시우의 모습.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조직위 제공

김시우는 지난해 12월 18일 오지현과 서울 롯데타워 76층 시그니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주니어 국가대표 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두 사람은 서로의 대회장을 방문해 응원하면서 사랑을 키웠다. 그리고 지난해 그 결실을 맺었다. 오지현이 2021년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에서 “김시우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다”고 공개한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부부가 됐다. 

김시우는 골프계에서 알아주는 ‘사랑꾼’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는 오지현의 ‘깜짝 캐디’가 되기도 했다. 캐디를 할 계획은 없었지만 코스를 따라다니며 응원하다가 캐디백을 들었다. 경기를 끝낸 뒤에는 함께 드라이빙레인지로 이동했다. 오지현의 스윙을 봐주며 마무리 연습을 도왔다. 오지현을 향한 애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새신부’ 오지현도 코스 안팎에서 김시우에게 힘을 불어넣어 줬다. 결혼 후 KLPGA 투어를 잠시 떠나 김시우의 PGA 투어 활동을 내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소니오픈 기간 내내 대회장을 찾아 남편을 응원했다. 역전 우승 쇼를 펼칠 때도 함께했다. 사랑의 힘이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김시우는 “(오)지현이와 결혼한 후 첫 대회다. 같이 와 줘서 고맙고, 함께 기뻐하고 있다.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하와이에 왔다. 신혼여행 겸 쉴 겸 지현이와 같이 왔다. 대회를 치르다가도 코스 밖에서는 경기를 하나 싶을 정도로 편안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면서 즐겁게 여행하러 온 것처럼 대회를 치렀다”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PGA 투어 4승째를 거뒀다. /연합뉴스
김시우는 PGA 투어 4승째를 거뒀다. /연합뉴스

우승이 확정된 후에는 아내와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쁨을 함께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몇 번 미국에 와서 같이 시간도 보내고, 갤러리도 해 줬다. 힘이 많이 됐다. 이번에도 긴장되는 상황에서 같이 걸어주고 서로 웃으면서 긴장을 풀었다. 쉬운 일이 아닌데 같이 와 줘서 고맙다”고 아내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시우는 이날 버클리에게 3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섰다. 초반부터 감이 좋았다. 1~3번홀(이상 파4)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이후 12번홀(파4)에서 2.7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을 펼친 끝에 마지막에 웃었다. 17번(파3)홀 칩인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가 됐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타 차 1위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 홀에서 버클리의 버디 퍼트가 홀컵을 벗어나면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 후 그는 “(PGA 투어) 4승째를 거둬 기쁘다. 2승까지는 빠르게 찾아왔는데, 3승은 시간이 조금 걸렸다. 4승도 조금 그런 감이 있었지만, 새해 첫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짜릿한 ‘뒤집기 쇼’를 펼친 것에 대해서는 “1~3번홀 연속 버디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았다. 17번홀 칩인 버디가 들어가기 전에 버클리가 버디한 것을 알았다. 저도 잃을 게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한 것이 들어갔다”라며 “그러면서 흐름이 저에게 왔다. 18번홀에서는 제가 앞 조여서 ‘먼저 버디를 하면 상대 선수가 부담을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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