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객 가치' 최우선...DEI 담은 드라마, 화제성도 높아
ESG경영 본격화...'지속가능경영委' 중심으로 'ESG팀'이 보완
폐기물, 2020년比 약 32.5% 늘어...해결책은 세트장 재활용·재사용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 넷플릭스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스튜디오드래곤이 드라마 제작업계 최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면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CJ ENM이 ESG경영을 가속화하는데 자회사로서 손발을 맞추기 위한 의미로 풀이된다.

14일 <한스경제>가 스튜디오드래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환경에 '중점'을 둔 다른 업계와 달리 사회적 가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문화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뒀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한 이사회는 아쉽다. 또 드라마 제작사 특성상 폐기물 발생량이 많아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더 글로리'·'소년심판' 등, DEI 내세운 드라마로 화제성까지 잡아 

지난 1일 공개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에 대한 스튜디오드래곤의 노력과 향후 목표가 담겼다.  이어 지속가능성 중대성 이슈를 도출한 결과를 토대로 고객 가치 부분인 '콘텐츠를 통한 DEI 문화 조성 및 산업 발전기여'를 최우선 순위로 뒀다. 구체적인 목표는 △사회적 가치를 담은 이야기 제작 △전 세계인과의 가치·감동 공유 등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20년부터 서서히 사회적 가치를 담은 드라마 제작을 늘려갔다. 3년간 스튜디오드래곤이 방영한 드라마는 총 85편으로 그중 13편에 사회적 가치가 포함됐다. 

지난해 화제성과 다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드라마가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2022년 방영된 드라마 중 동시간대 시청률 1위(지상파 포함)와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1위를 기록한 오리지널 드라마는 총 11편이다. 이중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드라마는 '더 글로리'·'소년심판'·'우리들의 블루스' 등 6편이다. 

이를 위해 콘텐츠 사전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 심의 전문 인력을 전담으로 두고, 대본 준비 단계부터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등 자체 사전 심의 시스템을 운영해 사회적 가치에 어긋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지속가능경영 철학.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스튜디오드래곤의 지속가능경영 철학.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女 포함된 이사진 구성...독립성은 아쉬워

스튜디오드래곤 이사회는 지난 6월 김영규 사내이사가 사임하면서 총 3명으로 구성됐다.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25%로 높지만, 김제현 대표이사가 의장까지 겸하면서 독립성은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들이 ESG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해 5월,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면서다. 위원회는 △주요 지속가능경영 전략 및 정책 △ESG 체계 관련 주요 활동 보고 △지속가능경영 중대성 이슈 선정 등을 맡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된 사항도 검토한다. 

다만 김영규 이사의 이탈로 김성철 위원장과 김제현 위원으로만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ESG팀이 지속가능경영위원회 간사 역할을 맡고 있다. ESG팀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 감축 및 에너지 관리&환경경영 체계 구축 등을 담당한다. 

◆업계 특성상 폐기물 발생량 많아...해결방안으로 재활용·재사용 내세워

제작 특성상 온실가스 배출보다 폐기물 발생량이 다소 많은 편이다. 필요한 세트를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중대성 이슈로 '폐기물 발생과 배출량 감축, 자원순환과 재사용 확대'를 선정하면서 폐기물 발생량 감축에 관심을 높였다.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에서는 14.36톤의 폐기물이 발생, 2020년 대비 32.5%가량 늘어났다. 제작 특성상 다시 사용하기 어려운 폐기물이 대다수이며, 제작 규모가 확대되면서 폐기물 규모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폐기물 감축을 위해 △2025년까지 세트 폐기물 재활용(연간 3건) △버추얼 프로덕션(실제 존재하지 않는 시각 효과를 내는 기술) 활성화 등의 목표를 수립했다. 세트 폐기물 재활용은 2050년까지 연간 10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무실에서는 분리배출과 개인 텀블러 사용을 권고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검증된 폐기물 처리 전문 업체에 위탁해 재활용·재사용 등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자원 순환 및 재사용도 확대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난 세트장을 관광 자원화로 사용하는 것이다. 일례로 경북 문경시는 드라마 '환혼'의 촬영지를 관광명소로 사용, 지역 특산품 홍보나 전통 플리마켓 등을 운영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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