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뱅·기업은행 등 7개社, 보고서 7월 이전 공시
삼성카드 등 업계 모두 ESG委 설치·女 등기임원 선임
발간社 모두, 중대성·제3자 검증서 포함
카카오뱅크(위), 카카오페이. / 각 사 제공
카카오뱅크(위), 카카오페이. / 각 사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올해 7월 말 기준)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한 결과, 전체 공시율은 75.5%로 확인됐다. 최근 4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공시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철강·기계(100%) 업종이었으며, 가장 낮은 업종은 전문기술(30.7%) 업종이었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은행·증권·카드 업종은 8개사가 포함된 가운데 이들 중 7곳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공시율은 87.5%를 기록, 자동차부품 업종과 동일한 수치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철강·기계(100%) △물류·무역(94.1%) △건설·조선(91.7%) △식음료(90%) 등보다 4개 업종보다 낮았다. 반면 △엔터·전문서비스(81.8%) △IT(80%) △금융지주(77.8%) △전기·전자(75%) △화학·장업(74.2%) △제약·바이오(73.7%) △비금융지주사(60%) △전문기술(30.7%) 등 8개 업종보다는 높았다.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카카오페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7개사가 올해 7월 이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와 자사 홈페이지 두 군데 모두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3개사(카카오뱅크·기업은행·카카오페이 등)였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은 자사 홈페이지에만 공시했다. 

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은 삼성카드가 유일하다. 삼성카드는 지난 2021년 카드업계 최초로 ESG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이후 보고서를 내놓고 있지 않았다. 

2023년 7월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내 식음료 업종 지속가능보고서 분석 결과. / ESG행복경제연구소
2023년 7월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내 은행·증권·카드 업종 지속가능보고서 분석 결과. / ESG행복경제연구소

◆ 카카오뱅크, 전년보다 국제기준 추가 활용 '보고서 강화'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 있다. 

은행·증권·카드 업계에서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 입안을 위한 연구센터)·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카카오페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6개사다.

지난해 1개 기준만을 활용했던 카카오뱅크는 올해 3개 기준을 추가 활용하면서 보고서를 강화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SDGs와 GRI만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UNGC(UN Global Compact)에 가입한 기업은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카카오페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6곳으로 확인됐다. UNGC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을 제시하는 글로벌 기업시민 이니셔티브로 100여 개 이상의 국가의 기업들이 가입했다. 

삼성카드 본사(왼), IBK기업은행 본사 전경. / 각 사 제공. 

◆ 은행·증권·카드 업계 100% ESG委 설치하고 女 등기임원 선임

지난 2021년부터 다양한 업종들에서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7개사다.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은행·증권·카드 업종 8개사 모두 ESG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47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등기 임원 역시 은행·증권·카드 업종 10개사 모두 선임한 상태다.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2개사로 지난해(70개사)를 살짝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은행·증권·카드 업종 내에서는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카카오페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등 6개사가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했다.

특히 지난해 배출량을 명시하지 않았던 카카오뱅크가 올해 스코프3 배출량을 포함,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키움증권은 스코프3 배출량을 적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업계 내에서 지난해 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를 선언한 기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전경.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 중대성·제3자 검증서, 보고서 발간社 모두 포함...87.5%는 이중 중대성까지 

각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로,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담았다.

지난 7월 말 기준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51개 기업 중 143개사(94.7%)가 중대성 평가를 수행했다. 지난해(95.1%)보다 다소 낮아졌다. 다만 이중 중대성 평가(Double Materiality)를 포함한 기업은 114개사로, 지난해(21개사)보다 5.4배 급증했다. 

중요성 평가 과정에서는 글로벌 지표와 국내·외 지속가능경영 트렌드를 고려한 30개의 이슈 풀을 도출해 각 이슈에 대해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을 분석해 중요 이슈를 선정했다. 해당 프로세스로 결정된 중요 이슈는 E,S,G 섹션에 집중적으로 공시했다. 

이중 중대성평가는 유럽연합(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에서 검증절차를 거친다. 145개사(96%)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 기준으로 보고서를 작성 했는지'와 관련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또한 103개사(68.2%)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 산정됐는지에 대해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증권·카드업계에서는 보고서 발간사 8곳 모두 제3자 검증의견서, 중대성 항목을 보고서에 명시했다. 특히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카카오페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6개사는 이중 중대성을 포함해 보고서를 강화했다. 

온실가스 검증의견서의 경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4개사가 보고서에 명시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중 중대성 항목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기준 활용 등으로 업계 내에서 ESG경영을 이끄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던 키움증권까지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ESG 경영을 본격화했다. 다만 스코프3 배출량이나 환경 관련 검증서가 포함되지 않아, 향후 보고서 발간 시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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