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중 중대성, 보고서에 첫 포함...4가지 국제 공시 활용
CCS 사업 중심 저탄소 신에너지 사업 추진...탄소중립 가속화
'재정건전성'은 강화했지만...'다양성'은 부족
한국석유공사 본사 전경.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본사 전경. /한국석유공사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과 국제분쟁으로 인한 자원안보 위기 속에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나섰다. '저탄소 신에너지 사업' 추진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6일 <한스경제>가 석유공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사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 등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석유자원의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석유가스 매장량 및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 중 '광개토 프로젝트'는 석유공사의 역점 사업이다. 제2의 동해가스전을 발굴함과 동시에 탄소중립에 기여하고자 출범한 '광개토 프로젝트'는 탐사 전략 재편으로 석유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함께 탐사하고, 기존 동해 천해 중심의 탐사에서 벗어나 동해 심해와 서해, 남해까지 대한민국 영해 전체를 대상으로 탐사를 확대하고 있다. 

보고서 형식을 봤을 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3자 검증의견서를 포함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중 중대성 평가다. 2022년도 보고서에는 중대성 평가만을 포함했지만, 올해 이중 중대성 평가를 진행했다. 내부 임직원을 비롯해 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사회적 요구와 기대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ESG 중요 이슈를 도출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했다. 

국제 표준 공시의 경우 대표 공시 4가지를 모두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현재 보고서 공시 표준의 경우 내용이 구체화되면서 최근 세계 ESG 시장 내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 입안을 위한 연구센터)·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국내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갈무리. 
한국석유공사의 국내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갈무리. 

◆ 'CCS 실증사업 추진'에 '태양광 발전시설 확대'까지...탄소중립 가속화 

석유공사의 환경 부문 전략에는 'CCS 사업'이 중심에 있다. 현재 석유공사는 2021년 말 생산이 종료된 동해가스전을 활용해 연간 120만톤 규모의 'CCS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CCS 실증사업의 경우 울산 및 인근지역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울산 관내 육상터미널로 이송한 후 해저배관을 통해 수송, 동해가스전 고갈 가스층에 연간 120만톤 상당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CCS부문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인 480만 톤 중 120만 톤을 담당할 계획이다. 

현재 사업 추진을 위해 저장용량 평가, 이산화탄소 주입 시 압력상승 등에 따른 저장층 및 덮개암층의 파쇄로 인한 이산화탄소 누출 등에 대한 주입 안전성 평가를 완료한 상태다. 법·제도 마련을 위한 입법활동 및 한국형 지원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그밖에 탄소중립을 위해 동해지사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늘렸다. 지난해 동해지사에서 '넷 제로(Net Zero)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기존에 설치됐던 40kW(킬로와트) 급 태양광 발전 설비를 255kW급으로 확대하고,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효율 변압기 등을 도입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들고 재활용되는 용수량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7067톤(이산화탄소톤)으로 집계됐고, 절감률은 41%를 기록했다. 3년 동안 꾸준하게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동해지사만 봤을 때 지난해 4분기 탄소배출량은 0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27.6톤 감축되는 효과를 봤다. 석유공사 측은 넷제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태양광 발전 설비를 늘린 게 탄소 감축에 큰 영향을 줬다고 봤다. 

용수 관련 지표도 긍정적이었다. 용수 사용량은 2021년 대비 8.8%가량 줄어든 106만5431톤이다. 재활용 및 재사용되는 물량은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 다시 사용된 물량은 7만6142톤으로, 2021년보다 6.3배 증가했다. 

반면 폐기물 발생량은 다소 증가했다. 2021년보다 1.3배 늘어난 1121톤을 기록했다. 이는 지정 폐기물은 다소 줄어들었음에도 일반 폐기물과 건설 폐기물이 늘어난 결과다. 

동해-1 가스 생산시설. /한국석유공사
동해-1 가스 생산시설. /한국석유공사

◆ 안전 보건 강화에 '중대재해 6년 연속 무사고' 쾌거

중대재해와 관련해 6년 연속 무사고를 기록, 안전관리에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공정안전관리제도(PSM) 최고등급인 P등급 사업장 비율을 89%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안전보건 관련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안전과 관련해 977억원을 투입했다. 2021년에 비해 24%p가량이 증가했다. 조직과 인력도 2021년보다 8.3%p가량 늘린 222명으로 집계됐다.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에너지 △안전·환경 △장애인 및 다문화 가정 등 3대 핵심영역을 선정해 사회공헌 정책을 수립하고, '사회공헌 질적 고도화를 통한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봉사단을 운영하고 지역사회 참여 활성화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한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다만 직원의 다양성은 부족한 편이다. 직원 전체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8.8%였다. 여기에 상임이사와 본부장 등 임원에는 여성이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여성은 지난 2020년부터 임원 자리에 앉지 못했다.  

◆ '12년 만에 흑자 전환' 석유공사...이사회는 독립성·투명성 강화

석유공사의 이사회는 전문성은 물론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했다. 우선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독립성을 보장했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박충근 비상임이사가 의장을 맡아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공공기관 소속 근로자가 이사로 참여하는 노동이사제 도입 의무화에 따라 '노동이사제'를 도입했다.  

경영정보 공개를 통해 투명성 확대에도 힘쓴다. △ESG 경영공시항목 확대 △경영공시 및 웹사이트 점검 강화 등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시항목의 지속적인 발굴 및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행정안전부 정보공개 종합평가에서 4년 연속 '우수등급 이상'을 획득했다.

다만 다양성은 부족하단 지적이다. 지난해 임기가 끝난 여성 사외이사 자리가 현재까지 공석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재무건전성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추진한 결과, 1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 당기순이익 2억4000만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2020년 적자였던 석유개발영업이익은 지난해 13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5년 중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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