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9월 (주)한화 건설부문 인천 아파트에 도입
삼성물산 ‘매교역 팰루시드’ 무순위 청약때에도 적용
서울 내 아파트 공사현장.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서울 내 아파트 공사현장.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계약조건 안심보장제’가 다시 등장했다.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는 향후 분양조건이 변경되더라도 기존 계약자 역시 같은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소급하는 제도다. 수분양자 입장에선 늦게 사는 이에게만 할인 분양 등 혜택이 부여되는 것을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지고 공급자 측에선 계약을 망설이는 고객들을 계약으로 순조롭게 이끌 수 있는 카드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런 점 때문에 부동산 침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곳곳에서 이 제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도권서 계약조건 안심보장제 등장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이 짓는 ‘매교역 팰루시드(경기 수원 권선 113-6구역 재개발)’는 이달 22일까지 무순위 정당 계약을 진행한다. 앞서 이달 17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18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혜택이다. 중도금 이자 후불제, 1차 계약금 2000만원 정액제, 세대 창고 무상제공 뿐 만 아니라 당첨자 계약 시부터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향후 분양 정책이 바뀌더라도 기존 계약자 역시 같은 조건을 적용 받을 수 있게 된다. 

분양 관계자는 “계약 이후 분양가 할인 등 조건이 변경될 것을 우려해 당장 계약을 망설이는 실 거주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 제도는 아파트 분양 시장 침체기에 접어든 지난해 하반기 또 다른 수도권 지역인 인천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학익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서 공급하고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하는 ‘포레나 인천학익’이 주인공이다. 

지난해 9월 1일 ㈜한화 건설부문은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도입하면서 고객 문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는 2016년 6월 준공된 경기 고양 일산동구 소재 ‘일산 요진 와이시티’가 공급될 당시에도 적용된 바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하며 분양 계약률이 급상승 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분양 물량 ‘걱정’…전문가 “계약조건 안심보장제 확산될 듯”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정부가 위험 수위로 판단하는 6만2000가구를 넘어선 6만2489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만7925가구)와 비교해 약 8% 증가한 수치다.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건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1만857가구다. 전월 1만465가구 대비 3.7% 증가했다. 수도권도 심각하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31가구로 전월(6998가구) 대비 43.3%나 증가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물량을 줄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마케팅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계약률을 올릴 수 있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의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올해도 분양 시장이 전반적으론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사 입장에선 수요가 위축된 환경에도 길을 찾아야 하니 다양한 마케팅 전략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는 특히 시도해볼만 하다. 여러 곳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분양가 할인의 경우 미리 분양 받은 분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달 말 대구의 한 단지에선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당시 입주예정자협의회 측은 “제값 주고 산 가계약자가 봉도 아니고, 다 짓지도 않은 아파트를 5000만원이나 싸게 떨이로 팔고 있다. 소급적용을 해준다더니 그것도 안 된다고 한다. 똑같은 아파트에 현재로선 똑같은 날짜에 입주를 하고 똑같은 단지에 살 텐데, 기분 나빠서 살겠습니까”라고 토로했다.

문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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