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해외건설 수주액 전년 比 21%↓
"코로나 재확산·국제유가 영향"
국내 기업 보수적 사업기조 견지
지난 2019년 포스코건설이 준공한 파나마 콜론 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 /포스코건설 제공
지난 2019년 포스코건설이 준공한 파나마 콜론 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 /포스코건설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대규모 공사를 따내며 낭보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건설 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 등 여파로 여전히 고전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위기를 딛고 회복 조짐을 보였기에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약 6500억원 규모 파나마 가툰 복합화력발전소와 콜론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증설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가툰 복합화력발전소는 발전용량 640MW로 파나마 최대 규모 발전소다. 콜론 LNG 터미널 증설 공사는 가툰 복합화력발전소에 원활한 천연가스 공급을 위해 기존 터미널에 연간 약 300만톤 규모 LNG를 처리할 수 있는 재기화설비 등을 증설하는 사업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9년 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을 건설하는 파나마 콜론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번 사업 지명경쟁입찰 대상자로 선정됐다. 최종 입찰에서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높게 평가받아 본 입찰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향후 증가하는 친환경 에너지 수요에 맞춰 복합화력발전·LNG 터미널 패키지 사업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인도네시아 민간 석유화학회사 찬드라 아스리가 추진하는 두 번째 석유화학단지(CAP 2-PKG A)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링(FEED)을 수주했다. FEED는 EPC(설계·조달·시공) 발주를 위한 기본설계 타당성 검토 단계로 공사 세부건설계획 수립을 위한 핵심 과정이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엔지니어링업체인 도요엔지니어링과 협력해 기본설계에 참여한다. 이후 추진될 EPC업체 선정 단계에서 도요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금액은 대외비를 이유로 비공개됐다. 다만 FEED에 참여할 경우 EPC 연계 수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계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통해 향후 발주될 EPC도 연계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사들이 해외 수주를 연이어 따내며 선전하고 있지만 전체 해외 건설 시장은 침체를 거듭하는 분위기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30분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244억1539만달러로 전년 동기(307억8416만달러) 대비 21% 감소했다. 시공건수는 2058건으로 지난해 1848건보다 11% 올랐지만 수주건수는 421건으로 지난해 511건에서 18% 줄었다.

지난 2019년 코로나19 여파로 전년(321억달러) 대비 100억달러가량 하락한 223억달러를 기록했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351억달러로 회복세를 띄는 듯했으나 올해 다시 300억달러를 밑돌며 가라앉았다.

주력 시장인 중동과 아시아 수주 규모 감소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중동과 아시아 시장 수주액은 각각 86억2500만달러, 84억1040만달러로 전년 동기 104억달러, 112억5600만달러 대비 평균 20억달러가량 줄었다. 중남미 시장 수주액도 68억9440만달러에서 8억달러로 대폭 하락했다.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3분기까지 수주실적을 분석한 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지속과 여전히 낮은 수준의 국제유가 영향 등 요인으로 수주 감소세는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누계 기준 수주액 절반을 차지하는 중동의 경우 고유가 시기 대비 낮은 수준의 유가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사업계획 변경·발주 지연이 발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수주 점유율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업별 수주실적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협회는 “수주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상위 10대 기업 수주 점유율은 지난해 64.5%에서 83.2%로 크게 상승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주요 사업 외 발주물량이 줄면서 상위 5대 기업 외 수주실적은 4억~7억달러대에 그쳤다”고 전했다.

14일 기준 기업별 수주액은 삼성물산(44억5000만달러)을 필두로 삼성엔지니어링(35억6100만달러), 현대엔지니어링(29억508만달러), 현대건설(28억6354만달러), GS건설(25억9178만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우려해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 중심 보수적 입찰참여 기조를 견지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을 상향 설정했던 주요 기업 대부분은 당분간 시장상황을 관망하면서 수익성 위주 사업 중심으로 진출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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