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농민 측 "탄소 배출량 전체 배출량의 10%밖에 안돼..높지 않아"
토양협회와 서스테인 "더 적지만 더 품질 높은 육류 소비 지향해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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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세계자연기금(WWF)은 영국이 2030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향후 10년 동안 육류와 유제품 생산량을 3분의 1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영국의 돼지와 가금류는 수입 사료를 먹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 절감이 필요할 수 있으며 사람들은 현재보다 훨씬 적은 양의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WWF는 그렇게 하면 온실가스가 적게 배출되고, 야생동물이 더 많아지고, 자연이 더 번성하며, 건강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냐 스틸 WWF 이사장은 “기후 변화와 자연 손실이라는 두 가지 위협에 진지하게 대처한다면 농업과 토지 이용은 나중에 생각할 일이 아니다”라며 “많은 영국 농부들은 이미 그들의 기술과 전문지식을 이용해 지속 가능한 식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그들 스스로 고장난 시스템을 고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가축은 그들이 생산하는 메탄과 그들이 먹는 사료와 관련된 탄소를 통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WWF는 영국의 동물 사료용 콩 수입은 산림 벌채와 해외 비료 남용으로 인해 2030년까지 약 5분의 1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축은 가축 분뇨에서 나오는 암모니아로 인한 대기 오염과도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농부들의 생각은 다르다. 농부들은 영국의 가축 생산에서 탄소 배출량이 해외보다 낮다고 옹호했다. 

전국 농민 연합(National Farmers' Union)의 스튜어트 로버츠 부회장은 “우리 농부들은 영양가 높은 고기와 유제품 생산을 포함한 국내 식량 생산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환경적, 기후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영국 가정의 90% 이상이 여전히 고품질의 붉은 고기와 유제품을 구매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영국 제품이 가장 지속 가능한 선택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영국의 기후가 쇠고기와 유제품 생산에 매우 적합하며 영국의 육류와 유제품 배출량은 전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 우리가 지속 가능한 생산을 줄인다면 높은 환경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국가들로만 수출할 것이고 식품 수입은 불법이 돼 기준이 축소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작농협회(Tenant Farmers Association) 회장인 조지 던 역시 영국의 육류와 유제품 생산량을 대폭 삭감할 필요성을 부인했다. 

그는 “영국 배출량의 대부분은 총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운송 및 에너지에서 발생한다. 영국 농업이 영국 국토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은 다른 토지 이용에 비해 이미 엄청나게 낮다. 전체 배출량의 10%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축산업자들은 토양에 있는 탄소를 관리하고 있기에 비판이 아니라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수입하는 것을 상쇄하기 위해 영국산 고기와 유제품을 더 많이 먹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의견도 있다. 토양협회(Soil Association)의 식품 정책 책임자인 롭 퍼시벌은 가정에서 육류 소비를 줄이되 더 높은 품질의 고기를 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고기를 적게 먹고 더 잘 먹어야만 높은 복지를 보장해 집약적인 동물 사육과 동물 복지, 야생 동물의 서식지, 그리고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모든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캠페인 조직인 서스테인(Sustain)의 지속 가능한 농업 책임자인 비키 히드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정부는 지속 가능한 목초지로 사육되는 쇠고기의 생산을 장려하고 공공 조달 계약에서 더 적은 양의 더 나은 고기와 더 많은 식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육류에 대해 ‘적지만 더 나은’(less but better) 접근 방식을 취함으로써 영국 농업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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