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변화로 인한 안보위험 핵심 쟁점으로 삼아야" 당부
크리스 배리 호주 전 국방 참모총장 /ASLCG사이트 캡쳐
크리스 배리 호주 전 국방 참모총장 /ASLCG사이트 캡쳐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호주의 국방 지도자들이 기후 위기는 호주의 미래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며, 점점 더 가혹해지는 기후 영향에 대한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호주 안보 지도자 기후그룹(Australian Security Leaders Climate Group, ASLCG)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크리스 배리 전 국방 참모총장, 존 블랙번 전 호주 공군 부사령관 등 17명의 전직 국방·안보 고위 인사가 서명을 통해 참여했다. 

국방지도자들은 수요일 호주 신문 전면 광고에 게재된 성명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안보 위험을 다가오는 5월 연방총선의 핵심 쟁점으로 삼을 것을 정치 지도자들에게 촉구했다.

이들은 “전쟁과 위기의 참상을 가까이에서 목격한 전직 군인들이자 경험 많은 안보 전문가들로서 우리는 기후 변화가 호주인들의 미래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첫 번째 의무는 국민의 안전과 보호이지만 호주는 기후변화 위협에 관해서는 실패했다”며 “호주는 현재 신뢰할 수 있는 기후 정책이 없기 때문에 점점 더 가혹해지는 기후 영향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선거의 해를 맞아 자신을 정치 지도자로 자처한 모든 사람들에게 기후 변화를 주요 초점으로 삼고 이 명확하고 현재의 위험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동원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배리 전 국방 참모총장은 기후 변화로 인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 호주 등지에서 밀 생산량이 동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세계 각국의 식량가격이 상승하고 아랍의 봄과 지역 불안정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높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은 호주와 인접해 있는 인도네시아와 멀리 떨어진 이집트 같은 국가의 사회적 불안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리 전 국방 참모총장은 “기후 변화는 이러한 사태를 더 자주 발생시킬 뿐”이라며 “정치 지도자들의 긴급한 조치가 없다면 인근 국가들과 우리 지역에서의 불안정, 분쟁, 강제이주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에는 지구 온난화가 호주 사람들의 건강, 웰빙 및 생계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더위와 극한의 날씨, 홍수, 화재 및 사이클론이 물, 교통, 식량 및 기타 중요한 기반 시스템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호주의 복원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방 지도자들은 “예비군을 포함한 방위군이 검은 여름 산불과 같은 기후와 관련된 인도주의 및 재난 구호 수행을 점점 더 요구받고 있다”며 “지역 전체의 기후 변화는 국가와 지역사회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기후가 즉각적인 안보 우선순위가 돼야 하며 국가적 의제의 최우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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