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급부족·인플레이션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
삼성전자·TSMC, 파운드리 가격 15~20% 인상
파운드리·반도체칩 가격↑→완제품 가격↑예고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에서 직원이 설비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에서 직원이 설비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가 공격적으로 단가를 인상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반도체가 들어가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정보기술(IT)기기, 자동차, 가전 등 완제품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파운드리 가격 인상은 공급부족 장기화, 원재료 가격 인상과 물류비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TSMC 두 업체가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고객사와 논의하고 있다.

TSMC는 지난해 파운드리 가격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인 최대 20%를 인상한 데 이어 내년 초에도 최대 8%가량 가격을 올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최첨단 프로세서부터 마이크로컨트롤러, 전력관리칩, 센서, 통신칩 등 제품군이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가격을 최고 2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일부 고객사와는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제품별로 15~20%씩 인상된 가격을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제조 관련 수요가 많은데 비해 공급이 부족해 업계 전반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폭과 적용시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공급 가격을 현실화하겠다"며 가격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웨이퍼 생산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4 웨이퍼 생산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다른 반도체기업들도 시장 동향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재료를 비롯해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반도체 장비업체들까지 가격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코로나19 봉쇄령 등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 장비나 가스 등 비용이 평균 20~30% 오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에 따라 반도체업계 전반적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와 반도체 칩 가격 인상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IT기기는 물론 가전, 자동차 등 완제품 가격 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빠르면 6개월 이후부터 스마트폰 가격이나 데이터센터 내 사용료 등의 가격 인상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대형 거래선과의 장기 계약에 기반이 되는 고정거래가의 경우 디램은 작년 하반기부터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낸드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가격 인상은 실적 개선과 신기술 투자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가격 인상은 매출 확대로 이어져 실적 개선은 물론 투자 자금 확보가 가능해 초미세 공정을 위한 기술 및 설비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TSMC는 초미세 3나노 공정을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보고회에서 올 2분기 내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에 성공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3나노 공정 수율도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TSMC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했던 3나노 양산 시기를 3~4개월 늦추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3나노 양산에 돌입할 경우 향후 제품 수주에도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3나노 양산 시점이 파운드리 시장 재편에 일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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