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美·臺·日 등 반도체 주요국 동맹 강화
美·EU 등 반도체 공장 유치전 치열
韓, 규제·이해관계 충돌 등 기업 혜택 부족
尹 '친기업 행보' 국가 동맹·규제완화·육성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7월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7월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답보상태에 빠진 K반도체 산업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정부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정권 교체를 이루고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K반도체 육성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산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반도체 산업은 이제 국가경쟁력을 넘어 국가생존과도 직결되는 국가안보 산업으로 부상했다. 더구나 소재·부품에서 장비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공급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자재 등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서도 국가 협력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이에 우리 기업이 국가간 동맹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반도체 주요국들과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자국 유치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일본은 2나노미터 반도체 기술 개발에 대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대만도 지난해 말 미국에 이어 일본과도 반도체 동맹을 맺었다. 이에 따라 대만 TSMC는 지난해 말 일본 소니와 합작법인을 세웠다.

이 같이 미국, 대만, 일본 등 반도체 주요국들이 각국 동맹과 유치 지원이 활발한 반면 우리 정부는 국가 동맹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우리 정부도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K-반도체 전략'으로 국내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협력 차원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게 중론이다. 

SK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사진=SK
SK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사진=SK

반도체는 국가안보 산업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에 반도체 기지를 확보하는 것만큼 국내에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은 반도체를 안보자산으로 규정하고 자국 내 반도체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반도체 지원 법안을 도입했다. 이 법안은 반도체 생산 역량 증대를 위해 520억달러(약 64조2000억원)를 투입한다는 게 골자다. 여기엔 공장이나 연구시설을 건설하는 기업에 최대 30억달러(약 3조6800억원)를 지원하는 세제 혜택도 담겼다. 삼성전자,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에 생산공장을 증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연합(EU)도 자국 내 반도체 생산량 높이기 위해 430억유로(약 59조원)를 투입한다. ‘유럽 반도체법’을 통해 2030년까지 EU 내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과 대만도 반도체 관련 법을 제정하고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정부 규제와 각종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국내에 공장을 설립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 2019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발표했지만 수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것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생산라인을 짓기로 한 SK하이닉스는 완공 시점을 또다시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반도체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세제 혜택, 인재 육성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다만 윤 대통령이 취임식과 만찬에 재계 총수들과 경제단체장들을 초청하는 등 친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과 연합하고 규제 완화도 추진할 것으로 산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 만찬에서 "첨단기술, 공급망, 보건 같은 글로벌 현안에서 더욱 실천적인 협력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이달 말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새로운 글로벌 전략 공조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 일본, 중국, 유럽, 아세안 등 국가와 상생 공영의 협력 관계 및 맞춤형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오는 20~22일 방한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중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둘러보는 일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장을 안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윤 대통령도 일정을 함께할 것으로 보이며 바이든 대통령과 반도체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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