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M&A 고위급 인사…안중현·임병일·마코치사리
경제계 "文, 이재용 석가탄신일 특별사면 해야"
재판에 출석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재판에 출석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등으로 5년간 멈춰 섰던 대규모 인수합병(M&A) 시계가 다시 움직일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 M&A 전문 고위급 인사를 연달아 영입한데다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은 올해 초부터 반도체·모바일·가전 등 전 사업 부문에서 빅딜이 있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예고해왔다.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9조원대에 M&A한 이후 대규모 M&A를 단 한 건도 진행하지 못했다.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21조원대 미국 파운드리 공장도 짓고 있지만 대형 M&A 없이는 대만 TSMC를 따라잡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18.3%)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52.1%)의 3분의 1 수준이며 올해 TSMC 점유율이 56%로 늘어나고 삼성전자는 16%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M&A팀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대규모 M&A를 주도해온 안중현 부사장이 최근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이 원포인트 인사를 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서 M&A를 총괄했던 안 사장은 M&A 사상 최대 규모였던 하만 인수, 한화·롯데그룹과 진행한 화학·방산사업 빅딜 등 굵직한 M&A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안 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 미래산업연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신산업 발굴 등의 업무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안 사장 후임으로 온 임병일 부사장도 해외 M&A와 투자자문 전문가다. 임 부사장은 리먼브러더스와 크레디 스위스(CS)를 거쳐 UBS증권 서울지점을 이끌면서 주로 해외 M&A와 투자를 자문해왔다. 지난해 6월 삼성증권으로 이직했고, 연말 인사에서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또 최근 BoA 메릴린치 출신 마코 치사리를 고위급으로 영입했다. 그는 인피니언 사이프러스, AMS 오스람 등 대규모 M&A를 성사시킨 반도체업계 투자 전문가다.

이 부회장의 사면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과 외신에서도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인텔·TSMC 등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진척시키지 못하는 이유로 경영 전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이 부회장의 상황을 지적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사면권인 석가탄신일(5월 8일)에 이 부회장을 사면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8월 가석방은 됐지만 취업제한과 사법리스크에 발이 묶이면서 파운드리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결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취업 제한 및 보호관찰 조치에 따라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은 불가능하다. 특히 M&A와 같은 활동 제한은 더 크다. 매주 재판을 진행하는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떠나려면 재판 불출석 사유를 밝혀야 한다. 이 경우 비공개로 진행해야 하는 만남을 노출해야 하기 때문에 M&A 활동에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최근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를 IR팀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 

경제계 인사들은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산업에서 삼성전자가 수세에 몰릴 경우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기론은 물론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를 딛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선 그 어느 때 보다 리더의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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