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한유섬. /SSG 제공
SSG 랜더스 한유섬. /SSG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33)은 전반기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82경기에서 72타점을 수확하며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타율 0.275(287타수 79안타), 11홈런, 장타율 0.481, OPS(출루율+장타율) 0.858로 맹활약했다.

그는 올해 프로 입단 이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까지 찼다. 무뚝뚝한 부산 사나이라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으나 주장 임무를 잘 수행했다.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주장을 하면서 힘든 점도 있지만, 뿌듯한 부분도 있다. 우리 팀엔 모난 선수가 없다. 팀원들이 너무 잘 따라줘서 덜 고생했다”며 "그래도 전 주장을 편하게 하는 편이다. 1위 팀 주장 아닌가. 다른 팀 주장들은 팀 분위기도 신경 써야 하고 개인 성적도 신경 써야 해서 더 힘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잘 나가는 팀은 더그아웃 분위기부터 다르다. SSG 어린 선수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더그아웃에서 열심히 파이팅을 외친다. 한유섬, 김광현(34) 등 SSG 베테랑들은 앞장서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우고, 후배들을 독려한다. 최근 1군에 복귀한 투수 문승원(33)은 “동료들의 눈빛부터 달라졌다. 하나로 뭉친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 팀 분위기가 소름 끼쳐서 닭살이 돋는다. 우리가 1위를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한유섬은 "벌써 닭살이 돋으면 안 된다. 앞으로 닭살 돋는 경기가 더 많을 것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SSG는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57승 3무 26패(승률 0.687)의 성적을 적어내며 2위 키움 히어로즈(54승 1무 32패)와 4.5경기 차 선두로 전반기를 마쳤다.

SSG 랜더스 한유섬(가운데). /SSG 제공
SSG 랜더스 한유섬(가운데). /SSG 제공

사실 투타 세부 지표를 보면 1위 팀과 거리가 멀다. 주요 투타 지표에서 대부분 중상위권에 랭크됐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투타 전반에 걸쳐 두루 뛰어나다고 분석된다. 전반기에 이상적인 투타 밸런스와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 강한 수비 등을 앞세워 '이기는 야구'를 했다. 김원형(50) SSG 감독은 "1위를 하는 팀은 투타 성적이 최상위권에 있어야 한다. 우리 팀은 둘 다 1등이 아니지만, 불펜 투수들이 지킬 때는 지켜줬고, 타자들도 필요한 순간 점수를 날 내줬다. 전반기에 투타 밸런스가 맞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생각한다. 또 내야가 안정적인 수비를 해주고 있고, 외야도 최지훈이 중견수로 나가면서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특정 몇 명의 선수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잘해주고 있다"고 짚었다.

한유섬 역시 "팀 밸런스가 제일 큰 것 같다. 스타 플레이어도 시즌 내내 잘할 수는 없다. 올해 저는 초반에 치고 나가다 5월부터 성적이 떨어졌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갔고, 그 선수들이 지칠 때 다른 선수가 또 해줬다. 야구는 9명이 하는 것이고, 벤치 멤버들도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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