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원형 감독 "선수들 스스로가 지고 싶지 않은 분위기를 잘 만들어"
선두 SSG, 타선 응집력 강화는 숙제
프로야구 SSG 랜더스 원투 펀치 윌머 폰트(왼쪽)와 김광현의 모습. /연합뉴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원투 펀치 윌머 폰트(왼쪽)와 김광현의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올 시즌 개막 후 단 한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있다. 22일부터 재개된 후반기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오전 기준 2위(57승 2무 36패) 키움 히어로즈와 6.5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51경기가 남았다. 현재 전력을 고려할 때 정규리그 우승은 유력해 보인다.

지는 법을 잊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3경기를 치러 62승 3무 28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은 0.689에 이른다. 전반기에만 2개의 기록을 썼다. 개막전이었던 4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부터 같은 달 13일 LG 트윈스전까지 10연승을 질주했다. 구단 최다 연승이자 KBO리그 개막 연승 1위 타이 기록이었다. 앞서 2003년 삼성 라이온즈가 개막 10연승을 달성한 바 있다. 게다가 종전 개막 이후 최장 기간 선두를 유지했던 팀은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다. SK는 2011년 개막일인 4월 2일부터 6월 27일까지 87일간(63경기) 1위를 지켰다. SSG는 이미 SK의 기록을 넘어 122일째(94경기)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1점 차 아슬아슬한 승부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1점 차로 승패가 엇갈린 23경기에서 17승 6패(승률 0.739)를 기록했다. 시즌 승률보다 높다.

선두 유지의 비결은 완벽한 마운드 운영이다. 먼저 1, 2선발인 김광현(34)과 윌머 폰트(30·베네수엘라)의 압도적인 피칭이 인상적이다. 두 선수는 각각 평균자책점 1.67, 2.07로 나란히 부문 1, 2위에 올라 있다. 두 원투 펀치는 선발 21승(김광현 9승·폰트 13승)을 합작했다. 전 구단 선발 투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승수를 합작 중이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은 각각 3위(4.19), 1위(4.68)에 올랐다. 여기에 새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30·미국)와 지난해 수술 이후 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박종훈(31), 이태양(32) 등이 두 콤비의 뒤를 받치고 있다. 전반기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노경은(38)과 오원석(21)에 이어 문승원(32), 서진용(30) 등 불펜진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물론 1위 팀이라고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마운드의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타선의 부활이 절실하다. 팀 홈런 2위(76개), 타점 3위(434타점)로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타율 6위(0.255), 최다안타 6위(804개), 삼진 3위(721개)로 타선 집중력이 떨어진다. 후반기 일정이 시작된 7월 22일부터 살펴보면 더 심각하다. 팀 타율 최하위(0.209), 타점 최하위(26개), 득점 최하위(26점)에 그쳤다. 내야수 박성한만 7월 한 달 타율 0.354로 활약했을 뿐 최정(35), 한유섬(33), 추신수(40) 등의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후안 라가레스(33·도미니카공화국)의 빠른 적응도 관건이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주전 유격수 박성한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주전 유격수 박성한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김원형(50) SSG 감독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는 "타선이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곧 살아날 것이다"라며 "먼저 지금의 투수력을 시즌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또 하나는 야수들의 수비력이다. 투수들이 잘 던지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 부분이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방망이는 침체됐지만, 김원형 감독의 언급대로 수비 부분은 견고하다. 팀 실책은 KT 위즈(58개)에 이은 2위(62개)로 매우 적은 편이다. 수비율 2위(0.983), RF9(야수의 수비범위) 2위(4.14)로 투수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SSG는 3번째 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100경기 돌파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KBO리그 최초 승률 0.660대 이상의 우승팀으로 기록될 수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야 할 시기이지만, 이미 상위권과 하위권 팀들간 격차가 벌어져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팀들의 윤곽이 드러난 상황이다. 후반기에도 전반기만큼의 성적을 거둔다면 역대 최고 승률 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아울러 2016시즌 두산 베어스의 93승 1무 50패(승률 0.650)를 넘어 최초로 개막 이후 시즌 종료까지 정규리그 1위를 사수하는 기록도 세울 수 있다.

김원형 감독은 "지금부터 한 달이 가장 힘든 시기이다. 하루하루를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스스로가 지고 싶지 않은 분위기를 잘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선두를 시즌 종료까지 지키며 우승과 대기록 수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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