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매각설 돌아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한화에 지분매각 사실 아냐"
"정부 차원 결정 있으면..."추후 매각 여지 가능성 남겨
KAI가 생산한 국산 전투기 KF-2!이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 연합뉴스
KAI가 생산한 국산 전투기 KF-2!이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민간 매각설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아니라고 밝혀졌다. 그럼에도 논란이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박대출 기획재정위원장으로부터 KAI 지분 매각 여부를 질문받자 "(지분 매각을) 진행한 사실이 전혀 없고,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한 협상에서도 KAI는 일절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기재위 국감장에서 KAI 지분 매각이 언급된 이유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서 비롯됐다. 대우조선해양을 관리하던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26일 한화로부터 2조원을 받고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 금융가와 산업계에선 정부가 한화에 KAI 지분을 넘겨준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무려 21년 동안 수차례 매각이 불발돼 처치곤란하던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가 떠맡아준 대가라는 것이다.

FA-50, KF-21 등 국산 전투기를 생산하는 핵심 방위산업체인 KAI는 수출입은행이 26.41%, 국민연금이 10%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공기업이나 다름없다. 

결국 매각 의지는 정부에 달린 셈인데 현재 윤석열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 중이다. '한국의 록히드 마틴'을 꿈꾸는 한화로서는 대우조선해양과 KAI 인수를 통해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그동안 수출입은행과 KAI, 한화 모두 매각을 부인함에도 좀처럼 연기가 꺼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이번 국감에서도 KAI 매각설이 언급됐다. 관련 질의를 받은 윤희성 행장은 “대우조선과 KAI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소문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은 자금문제가 생겨 신규투자를 유치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는 컨설팅이 나왔기에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했고 수출입은행이 동의한 것”이라면서 “KAI는 지금 방산수요가 있어서 정상적으로 수주를 하고 있고 주가도 앞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후 매각 가능성을 남겨두는 발언을 했다. 윤 행장은 KAI 지분 처분 여부에 대한 질의를 받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면 그때 가서 고려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것이다. 

결국 정부 의지에 달린 셈인데 실제로 KAI 매각이 이뤄진다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방산 분야가 한화에 집중된 독과점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당장 여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대출 기재위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윤희성 행장에게 매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위원장은 "KAI는 한국군 공중전력을 사실상 전담하는 전략 국책사업체"라며 "민간 매각 시 적대적 M&A 등 국가안보 전략사업상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각 자체가 부적절하며 지금 매각할 시기도 아니다. 오히려 민간 영역으로 매각하면 손실이 더 커질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정부와 한화, 수출입은행 등 당사자 모두 매각설을 부인하고 반대 의견도 높지만 당분간 계속해서 KAI 매각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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