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어린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
남자부도 아우르려는 연맹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미소를 짓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미소를 짓고 있다. /KOVO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와 이태원 참사 등 변수가 있지만, 프로배구는 꾸준히 제 갈 길을 가는 분위기다.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에서 뛰다 올 시즌 V리그로 복귀한 ‘배구여제’ 김연경(34·흥국생명) 효과로 배구장 관중석은 연일 가득 메워지고 있다.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이 치른 올 시즌 4경기의 관중 동원 수준은 분명 기대 이상이다. 홈 개막전이던 지난달 25일 페퍼저축은행전(3-0 승)에선 무려 4345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같은 달 29일 KGC인삼공사와 대전 원정(3-0 승)에선 3304명이 입장했고, 1일 ‘우승 후보’ 현대건설과 수원 원정(1-3 패)에선 3652명이 경기를 ‘직관’했다. 4일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3-0 승)에선 4765명의 관중을 끌어들이며 흥행 대박을 쳤다.

◆ 어린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

흥국생명 관계자는 8일 전화 통화에서 “홈 개막전부터 많은 관중이 몰렸다. 현재까지 홈 2경기, 원정 2경기를 진행했는데 원정팀 사무국에서도 티켓이 손 쓸 틈 없이 매진됐다는 얘기를 했다. 원정팀에서도 김연경 선수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 털어놨다. 흥국생명의 경기를 챙겨보는 팬 이광호(37) 씨는 “도쿄올림픽 때 여자배구 붐이 일었다. 그런데 이후 중국 슈퍼리그로 갔던 탓에 직관 응원을 하지 못한 팬들이 올 시즌엔 마음 놓고 김연경을 외치고 있다. 한국이 낳은 배구 슈퍼스타의 모습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시즌이 이제 얼마나 될까 싶다. 선수의 나이도 있고 해서 올 시즌에 틈틈이 직관을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연경 선수를 보러 온 팬들은 차츰 김다은(21), 박수연(19) 등 어린 선수들에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고 기억해주시더라. 구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그런 부분들을 좋게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김연경 선수가 신인 선수들에게도 리시브 등 부분을 디테일하게 조언해주곤 한다.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고 전했다.

김연경 효과는 관중 동원뿐 아니라 성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김연경은 4경기에서 총 64점을 올리고 공격성공률도 45.60%를 기록했다. 특히 리그 복귀전이던 페퍼저축은행과 홈 개막전에선 18점에 공격성공률 71.43%를 올렸다. 김연경의 존재로 흥국생명의 성적도 크게 반등했다. 지난 시즌 7개 구단 가운데 6위(10승 23패·승점 31)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엔 2위(3승 1패·승점 9)를 달리고 있다.

흥국생명의 김연경. /KOVO 제공
흥국생명의 김연경. /KOVO 제공

◆ 남자부도 아우르려는 연맹

한국배구연맹(KOVO)은 흥국생명 등 여자부의 흥행을 반기면서 한편으론 남자부의 흥행을 걱정하고 있다. 장경민 KOVO 홍보팀장은 본지에 “라운드가 끝난 후 데이터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체감상으론 남자부의 경우 관중 동원이 떨어졌다. 최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등으로 취소 표들도 생겼다”며 “남자부 관중몰이를 위한 이슈들을 저희가 더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와 K리그, 대한축구협회(KFA)컵 결승전 등이 겹치는 V리그 1, 2라운드는 시청률이 많이 오르는 시기가 아니다. V리그는 보통 3라운드부터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곤 한다.

장경민 팀장은 “스포츠 채널에서 시청률이 잘 나왔다는 기준은 ‘1%’다. 매일 시청률을 확인하고 있는데 한국시리즈가 진행 중인 현재까지 사실 시청률 1%를 넘는 경기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야구 시즌이 끝나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달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경기들의 경우 V리그 경기 시간대와 그리 겹치지 않아 다행이긴 하다”며 “물론 여자부의 흥국생명 경기는 확실히 관중이 많이 늘었다는 게 체감이 된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10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맞붙는다. 프로배구 성지인 장충체육관에서 올 시즌 3강 후보인 GS칼텍스와 대결한다는 점에서 큰 흥행이 예상된다. V리그 여자부에서 5000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찬 건 지난 2018년 12월 25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한국도로공사전(5108명)이 마지막이다. 김연경 복귀로 인한 흥행 훈풍이 흥국생명은 물론 여자부와 향후 남자부까지 전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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