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세대 완전변경 모델 14일 출시…“전통과 미래 조화”
대기수요 10만 이상…쏘렌토 등 SUV 견제 가능할듯
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현대자동차의 대형 세단 ‘그랜저’가 완전변경을 거쳐 7세대 신모델로 돌아왔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약진하는 SUV 사이에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차는 14일 ‘디 올 뉴 그랜저’라는 이름으로 신형 그랜저를 출시했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출시 행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수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 온 신형 그랜저는 지난 36년간 그랜저가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 위에 시장의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첨단 신기술과 디테일이 더해진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그랜저는 1986년 국내 승용차 시장 최고급 세단으로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현대차의 고급 세단 명맥을 지켜왔다. 현행 제네시스 브랜드 G90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에쿠스부터 다이너스티, 아슬란 등 상위 모델이 시판된 적도 있지만 이들이 라인업에서 빠진 후에도 국산 고급차의 대명사 같은 그랜저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1세대 출시 이래 국내 누적 판매량은 213만대, 해외 판매량까지 합하면 총 250만대 이상에 달한다.

신형 그랜저는 이른바 ‘각그랜저’로 불리던 1세대 그랜저의 직선적인 디자인 요소와 미래지향적 디자인 언어를 조화시킨 외관, 한층 커진 차체, 미래지향적 모빌리티 기능과 거주성을 갖춘 사용성 등이 특징이다. 세대와 취향, 기술과 감성의 경계를 허무는 이미지로 재탄생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외관은 이전 모델 대비 45mm 길어진 5035mm의 전장을 비롯해 휠베이스와 리어 오버행을 각각 10mm, 50mm를 늘리며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외관에서도 비례의 미를 추구했다.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는 DRL과 포지셔닝 램프, 방향지시등 기능이 통합된 일체형 구조로 개발됐으며 고급스럽고 강건한 이미지의 파라메트릭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를 이뤄 독창전 이미지를 연출한다.

측면부는 2895mm에 달하는 동급 최장 휠베이스와 롱 후드로 비례감을 맞췄다. 특히 프레임리스 도어와 플러시 도어 핸들을 결합한 수평적 원라인 사이드 바디로  대형세단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후면은 슬림한 라인의 리어 콤비램프 등으로 전면부 디자인과 일체감을 이룬다.

넓은 실내는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일체형 디스플레이, 중앙 하단의 풀터치 10.25인치 대화면 통합 공조 콘트롤러, 컬럼타입 변속 레버와 원스포크 스티어링휠 등으로 전통과 하이테크 이미지를 조화시켰다. 한국적 패턴을 가미한 나파 퀄팅과 가죽 소재 등도 눈길을 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를 최초로 탑재하고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상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등 모빌리티 시대에 걸맞는 기능도 충실하다. 실물 하이패스 카드 없이 유료도로 통행료 결제가 가능한 e하이패스, 스마트폰 같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퀵 콘트롤 기능 등을 제공하며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노면 소음 저감 기술 ANC-R을 통한 정숙성 강화 등 편의사양도 충실하다.

파워트레인은 △2.5리터 GDI 가솔린 △3.5리터 GDI 가솔린 △3.5리터 LPG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4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가솔린 3716만원 △하이브리드 4376만원 △LPG 3863만 원부터 시작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구동 모터를 활용해 주행 성능을 향상시키는 E-모션 드라이브가 적용됐다.

그랜저는 SUV 중심으로 재편되는 승용차 시장의 도전에 직면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 승용차 시장 왕좌를 지켰지만 올해 누적 판매량(5만4359대)에서는 5만5710대가 팔린 기아 SUV 모델 쏘렌토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차종이 고급차 수요를 흡수하는 만큼 그랜저의 입지가 위태롭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랜저의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19일 첫 공개 후 신형 그랜저는 따로 신규 사전계약을 받지 않았으나 각 영업점에서 비공식적으로 집계된 계약 수요는 이미 10만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난 등으로 출고 적체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차를 받아보기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올해 11~12월 판매량에서 일정 수준 만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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