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남녀부 모두 비슷한 처지
승부 뻔해져 재미 떨어질 우려
V리그 여자부 최강 현대건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V리그 여자부 최강 현대건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배구 V리그에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남녀부할 것 없이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심한 곳은 여자부다. 선두 현대건설은 18일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원정 경기에서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17 28-26 25-20)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14연승을 질주했다. 14연승은 개막 후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이다. 정규리그 기간 연승 기록에서도 2009-2010시즌 GS칼텍스와 공동 2위로 도약했다. 현대건설은 22일 오후 7시 홈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승리를 추가할 경우 지난 시즌 자신들이 세웠던 최다 연승 기록(15연승)과 타이를 이룬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15번째 경기에서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개막 최다 연패(15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 경기 승부는 사실 뻔 한 측면이 있었다. 순위표 양극단에 서 있는 팀들끼리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에선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26·등록명 야스민)가 양 팀 최다인 38점(공격성공률 60.38%)을 퍼부었다. 페퍼저축은행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니아 리드(12점)와 박은서(10점)의 득점 총합을 훌쩍 넘는 기록이다. 현대건설은 간판 스타 양효진(3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승리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의 모습. /KOVO 제공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의 모습. /KOVO 제공

양팀은 전체적인 선수층에서 지나치게 차이가 났다. 이날 승리의 수훈 선수 중 한 명인 현대건설 나현수(7점)는 경기 후 “주전 선수 누가 빠지던 백업 선수들이 다 잘 채워주는 것 같다. 교체로 들어가도 자기 할 몫을 잘한다. 그게 원팀인 것 같다”고 연승 비결을 밝혔다. 이는 강성형(52) 현대건설 감독도 공감하는 바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의 선수층은 얇다. 주전급 선수들의 활약도 타 팀과 비교해 좋은 편이 아니다.

개막 후 14~15경기씩 치른 시즌 초반이지만 1위(38점) 현대건설과 7위(1점) 페퍼저축은행의 승점 차는 무려 37까지 벌어졌다. 1위와 중위권인 4위(19점) IBK기업은행의 승점 차도 벌써 19나 된다. 여자부는 대체로 ‘2강-4중-1약’의 체제다.

여자부보단 덜 하지만 남자부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날 선두 대한항공은 2위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25-17 19-25 25-21 25-19)로 제압하며 12승 2패 승점 36을 마크했다. 2승 13패 승점 8에 머물고 있는 7위 삼성화재와 격차가 28이나 벌어졌다. 남자부는 2강-3중-2약의 모습이다.

남녀부 모두 향후 중위권마저 극단으로 갈라질 경우 지나치게 이른 시일에 봄 배구의 윤곽이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V리그를 보는 재미는 크게 떨어질 수 있어 깊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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