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73%…'이사회' 분야 준수율 가장 낮아 
집중투표제 채택 미준수 7건·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미준수 6건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삼성에스디에스 등 7개社, 이사회 분야 개선 시급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세부 항목 중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을 준수하지 않은 기업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현대오토에버, LG유플러스, 넷마블, 삼성에스디에스 사옥 전경. / 각 사 제공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세부 항목 중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을 준수하지 않은 기업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현대오토에버, LG유플러스, 넷마블, 삼성에스디에스 사옥 전경.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되는 IT 업계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조사한 결과, '이사회' 부문 준수율이 특히 낮았으며, 그 중 '집중투표제 채택'을 이행하지 않은 기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에 따르면 IT 업종에 포함된 15개사 중 보고대상(자산규모 1조원 이상)이 아닌 기업들을 제외한 9개사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평균은 73%로 집계됐다. 

9개사는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SK텔레콤·삼성에스디에스·넷마블·KT·LG유플러스·현대오토에버다. 

참고로 보고대상에서 제외된 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더존비즈온·컴투스·컴투스홀딩스 등 6개사는 IT 업종에서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기업들(2022년 기준)이기도 하다. 보고대상에 포함된 나머지 9개사는 모두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했다. 

금융당국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준수를 권장하는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주주(4개 세부 항목) △이사회(6개 세부 항목) △감사기구(5개 세부 항목) 3개 대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IT 업종 9개사의 대항목별 평균 준수율은 주주 72.4%, 이사회 70%, 감사기구 89%였다. 

엔씨소프트와 현대오토에버는 각각 지배구조 핵심지표 6건을 이행하지 않아 준수율이 가장 낮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이어 넷마블 5건, 카카오 4건, 삼성에스디에스·LG유플러스 각각 3건, KT 2건, 네이버·SK텔레콤 각각 1건 순으로 나타났다. 

◆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2개 항목 준수율 낮아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우선 '주주' 부문에서 기업이 주주를 배려하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항목은 넷마블·KT·LG유플러스·현대오토에버 4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온라인 등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인 '전자투표 실시' 항목은 유일하게 넷마블만 이행하지 않았다. 통상 오너 지배구조가 견고하지 않은 기업들은 외국계 투자자본이 주주 심리를 조종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채택하지 않는 항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IT 업종은 비교적 준수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넷마블 관계자는 "전자투표 도입 사례상 활용도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항목은 엔씨소프트와 SK텔레콤·KT·현대오토에버 4개사가 이행하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원활한 주주총회 운영 준비 및 외부투자 미팅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주주총회 집중일에 개최했다"고 미준수 배경을 밝혔다.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항목은 유일하게 카카오만 준수하지 않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2022년 2월 이사회를 통해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했다"며 "총 주주환원 기간은 3개년으로 2021~2023년 사업연도에 대한 각각 연간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15~30%를 주주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더존비즈온, 컴투스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더존비즈온, 컴투스 사옥. / 각 사 제공 

◆ 이사회 분야 핵심지표 '집중투표제 채택' 미준수 기업 7개사 

'이사회' 부문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2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모범규준은 이사회가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해 운영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비상시 최고경영자 승계와 관련한 애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은 엔씨소프트만 이행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준법경영·내부회계관리·공시정보관리 규정을 보유하고 있지만, 리스크관리 규정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항목은 카카오·엔씨소프트·삼성에스디에스·넷마블·LG유플러스·현대오토에버 6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전체 15개 세부항목 중 2번째로 준수율이 낮은 항목이다. 

삼성에스디에스 관계자는 "정관상 분리가 가능하나, 현재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대내외적 경영환경을 고려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부문의 핵심으로 꼽히는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은 SK텔레콤과 KT를 제외한 나머지 7개사가 이행하지 않았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 이사 선임시 주주로부터 많은 표를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로,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별도 요청으로 참여할 수 있다. 7개사는 대부분 정관에 의거해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았다. 

다만, 넷마블은 "집중투표제의 국내·해외 도입 사례가 많지 않은 점 등 도입 영향도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집중투표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외,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항목과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항목은 9개사가 모두 준수하고 있었다. 

◆ 카카오·엔씨소프트 등 4개사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항목 미준수

'감사기구' 부문에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항목은 카카오·엔씨소트프·삼성에스디에스·현대오토에버 4개사가 이행하지 않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재무기획실 및 윤리경영팀 소속 감사위원회지원 조직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으며,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내부감사업무지원조직이 감사위원회에 직접 보고하는 독립성 체계를 갖추고 있으나, 완전한 독립성 조건은 충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 외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항목은 현대오토에버만 준수하지 않았으며,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지 여부' 등 3개 항목은 9개사가 모두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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