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목별 준수율 '주주' 50%·'이사회' 56%·'감사기구' 73%
미준수 항목 75% 이사회·주주 분야…5개社 최고경영자 승계정책無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엔터·전문서비스 업계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조사한 결과, 주주·이사회 2개 분야의 준수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이사회 분야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은 5개 기업이 이행하지 않아 가장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에 따르면 엔터·전문서비스 업종에 포함된 12개사(社) 중 보고대상(자산규모 1조원 이상)이 아닌 기업들을 제외한 6개사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평균은 60%로 집계됐다. 6개사는 하이브·강원랜드·호텔신라·에스원·제일기획·롯데렌탈이다.
참고로 6개사 중 호텔신라와 제일기획 2개사는 지난해 기준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이기도 하다. 제일기획은 여성등기임원도 선임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준수를 권장하는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주주(4개 세부 항목) △이사회(6개 세부 항목) △감사기구(5개 세부 항목) 3개 대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엔터·전문서비스 업종 6개사의 대항목별 평균 준수율은 주주 50%, 이사회 56%, 감사기구 73%였다.
◆ 강원랜드·롯데렌탈, '전자투표 실시' 미준수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우선 '주주' 부문에서 기업이 주주를 배려하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항목은 하이브·강원랜드·에스원·롯데렌탈 4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 중 강원랜드와 롯데렌탈은 2주 전, 혹은 16일 전에 소집공고를 실시했으며, 에스원은 4주 전 소집공고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브 관계자는 "다수의 국내 및 해외 종속회사를 포함한 연말 결산 일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4주 전 소집공고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온라인 등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인 '전자투표 실시' 항목은 강원랜드와 롯데렌탈 2개사가 이행하지 않았다. 통상 오너 지배구조가 견고하지 않은 기업들은 외국계 투자자본이 주주 심리를 조종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채택하지 않는 항목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강원랜드 관계자는 "현재까지 도입한 바 없고 향후 도입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으며, 롯데렌탈 관계자는 "전자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나, 차기 주주총회 때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항목은 하이브와 강원랜드 2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하이브 관계자는 "연말 결산 및 이사회 구성원 일정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주주총회 집중일에 개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항목은 하이브·강원랜드·에스원·롯데렌탈이 이행하지 않았다.
다만, 강원랜드 관계자는 "매년 당해 실적에 따라 배당실시계획이 수립되고, 이사회와 정기주주총회 등 결정단계마다 전자공시를 통해 안내한다"며 "별도의 배당정책은 공표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 호텔신라·에스원·롯데렌탈, 대표이가사 이사회 의장 분리·집중투표제 미준수
'이사회' 부문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은 하이브·강원랜드·에스원·롯데렌탈이 이행하지 않았다. 이들 4개사는 공통적으로 주주 분야에서도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2개 항목을 준수하지 않았던 기업들이기도 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모범규준은 이사회가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해 운영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비상시 최고경영자 승계와 관련한 애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은 강원랜드가 이행하지 않았다. 다만, 강원랜드 관계자는 "내부통제를 위한 규정·제도·시스템 등 정책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운영하고 있으나, 한국거래소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에 따라 준수여부를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항목은 호텔신라·에스원·제일기획·롯데렌탈 4개사가 이행하지 않았다. 다만, 제일기획은 현재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는 상태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작년 12월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기존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장만 맡고 있다. 현재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사회 부문의 핵심으로 꼽히는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은 하이브·호텔신라·에스원·롯데렌탈 4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 이사 선임시 주주로부터 많은 표를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로,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별도 요청으로 참여할 수 있다. 4개사는 대부분 정관에 의거해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았다.
그 외,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항목은 모든 기업이 준수하고 있었으며,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항목은 유일하게 강원랜드만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최경식 비상임이사가 2022년 2월 1일자로 임기만료였으나, 공공기관운영법 제28조 제5항에 의거해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하이브·호텔신라·제일기획·롯데렌탈,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無
'감사기구' 부문에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항목은 하이브·호텔신라·제일기획·롯데렌탈 4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호텔신라 관계자는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돼 관련 업무 및 업무 지원을 전담하며, 감사위원회로부터 인사평가 및 인사이동 등에 영향을 받는 독립적인 내부감사기구 지원 조직은 설치돼있지 않다"며 "대신 감사위원회를 지원하는 조직은 TR(travel retail)재무그룹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항목은 에스원과 제일기획 2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은 매분기 1회 회의를 진행했으나, 코로나19 거리두기 방침으로 일부는 서면으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김동용 기자 dy072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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