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3년' 직원근속연수는 짧고...'7851만원' 연봉은 낮아  
'11개사' 女등기임원 미선임사, 15개 업종서 최저
일진머티리얼즈·리노공업 등 8개社, 女등기임원도, ESG위원회도 적용 안해
SK하이닉스 우시공장, 삼성전기 수원사업,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SK하이닉스 우시공장, 삼성전기 수원사업,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추구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전기전자업종. / 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전기전자업종. / 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전기전자업종. / ESG행복경제연구소 (그래프=송혜숙 기자)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전기전자업종. / ESG행복경제연구소 (그래프=송혜숙 기자)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 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국내 200대 기업 가운데 총 71개사가 가입돼 있다. 전기전자업계에서는 7개사(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X세미콘·한미반도체 등)가 기입돼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LG전자 창원2사업장,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LG이노텍 구미공장.(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LG전자 창원2사업장,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LG이노텍 구미공장.(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직원 근속 연수 짧고 연봉은 낮아...장애인 고용률 미공개社 11개 달해
전기전자업계의 '평균 근속연수(2021년)'는 8.3년으로, 200대 기업 평균(9.45년)보다 짧다. 특히 두산퓨얼셀은 1.7년으로, 전체 200대 기업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 밖에 LX세미콘·덕산네오룩스(이하 4.6년) 등은 직원들이 평균 5년을 넘기지 못했다. 

전기전자업종의 '비정규직 고용률'(4.17%)은 전체 평균(6.95%)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케이엠더블유 경우 비정규직을 전혀 고용하지 않았다. 다만 LG이노텍은 35.6%로, 전체 평균보다 5.1배가량 높았다.  

기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여직원 비율'은 19.15%로, 전체 평균(25.21%)을 밑돌았다. 대다수의 기업이 10%대의 여직원 비율을 보였다. 다만 티씨케이(3.2%), 한미반도체·일진머티리얼즈(이하 4.6%) 등은 5%조차 넘지 못했다. 

반면 '장애인 고용률'은 전체 평균(1.85%)보다 높은 1.97%를 기록했다. 다만 11개사(일진머티리얼즈·DB하이텍·리노공업·원익IPS·한미반도체·티씨케이·대주전자재료·케이엠더블유·고영·심텍·덕산네오룩스 등)는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300인 이상의 기업에 장애인 의무 채용 규정(3.1%)을 둔 만큼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기업들의 투명한 정보공개가 요구된다.

전기전자업종은 전체 직원 평균 연봉(9108만원)보다 한참 낮은 7851만원을 기록했다. 업종 내에서 가장 적은 연봉을 주는 기업은 심텍(5332만원)이다. 이와 함께 대주전자재료(5433만원)·한미반도체(5719만원) 등이 평균 연봉보다 2000만원가량 낮아, 동일 업종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2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0.2%였지만, 전기전자업계는 0.13%밖에 되지 않았다. 대다수의 기업이 평균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LG 계열사인 LG전자·LG이노텍 등은 0%를, LG디스플레이는 0.002%를 기록해, 업계에서 낮은 편에 속했다. 

전기전자업계의 사회 부문을 종합해보면, 직원 평균 근속 연수는 짧고 평균 연봉은 낮아 직원 복지 향상이 필요하다. 여기에 매출액 대비 기부금도 평균에 못 미쳐 사회 공헌을 늘리는 등 사회 부문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고영테크놀로지 R&D센터, 덕산네오룩스, 심텍 청주공장(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홈페이지. 
고영테크놀로지 R&D센터, 덕산네오룩스, 심텍 청주공장(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홈페이지. 

◆지배구조 부문 취약...일진머티리얼즈·리노공업 등 8개社, ESG위원회 미설치·女등기임원 미선임 
전기전자업계 '사외이사비율'은 48.69%로, 200대 기업 평균(53.56%)보다 낮았다. 특히 일진머티리얼즈·리노공업·티씨케이 등 3사는 25%로, 동일 업종뿐만 아니라 전체 최하위를 기록했다. 덕산네오룩스·심텍·한미반도체가 33.3%로, 그 뒤를 이었다. 

'등기임원과 직원 간 보수 비율'은 13.54배로, 전체 평균(13.88배)과 비슷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53.8배로 동일 업종에서 가장 높았다. 그 밖에 한미반도체(25.1배)·LG이노텍(21.1배)·DB하이텍(20.4배)·LG전자(20.1배) 등이 업종 평균보다도 높았다. 기업 내 직원 복지, 만족도 관련 지표인 만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투명성 강화를 위해 준수를 권장하는 '지배구조 15개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는 평균 3.6건으로, 전체 평균(4.6건)보다 낮았다. 일진머티리얼즈는 11건을 미준수해, 200대 기업 가운데 미준수건 최다를 기록했다. 그 밖에 기업들은 평균과 비슷했다. 현재 의무공시 대상은 자산 1조원 이상(2001년까지는 2조원)의 기업이다. 이에 전기전자업종에서는 11개사(두산퓨얼셀·리노공업·LX세미콘·원익IPS·한미반도체·티씨케이·대주전자재료·케이엠더블유·고영·심텍·덕산네오룩스)가 의무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대주주 지분율'의 경우 정답은 없지만 통상 20~40%를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전기전자업종은 평균 31.62%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진머티리얼즈는 53.3%로 적정선을 넘어섰다. 이 밖에 두산퓨얼셀(47.3%)·한화시스템(46.7%)·티씨케이(44.4%) 등도 적정 범위를 벗어났다.   

현재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지난해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규정됐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0여 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14개사(LG이노텍·일진머티리얼즈·DB하이텍·두산퓨얼셀·한화시스템·리노공업·LX세미콘·원익IPS·티씨케이·케이엠더블유·고영·심텍·덕산네오룩스)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았다. 미선임한 기업의 비율이 70%로, 15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속경영 강화를 위한 기업들의 권고사항 중 하나인 ESG위원회의 경우 업종 내 55%가 설치했다. 나머지 일진머티리얼즈·리노공업·원익IPS·한미반도체·티씨케이·대주전자재료·케이엠더블유·심텍·덕산네오룩스 등 9개사는 설치하지 않았다.

전기전자업계 지배구조 부문을 종합하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등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등기임원 선임사와 ESG위원회 설치율이 타 업종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특히 두 지표 모두 준수하지 않은 기업은 8개사(일진머티리얼즈·리노공업·원익IPS·한미반도체·티씨케이·케이엠더블유·심텍·덕산네오룩스)나 됐다. 더구나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기업의 비율은 전체 평균보다 한참 낮았다. DEI의 추구는 투자자들의 지속가능 경영을 가늠할 수 있는 ESG 지표로 활용되고 있기에 기업들의 인식 개선과 함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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