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개사 모두 직원평균근속연수 5년 미만·장애인고용률 미공개
지배구조 지표에서도 女등기임원無·핵심지표 미준수 건수 많아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ESG위원회 설치했지만 사회·지배구조 지표 개선 필요
엘앤에프(왼쪽)와 씨에스윈드 사옥 전경. / 각 사 제공
엘앤에프(왼쪽)와 씨에스윈드 사옥 전경.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전문기술 업종 기업들의 사회·지배구조 주요 지표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엘앤에프(L&F)와 씨에스윈드(CS WIND) 2개사는 모두 여성등기임원이 없고,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등 사회(S) 지표 전반이 200대 기업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에 따르면 엘앤에프와 씨에스윈드는 △장애인고용률 미공개 △ 평균보다 낮은 여성직원 비율 △짧은 직원 평균근속 연수 등 공통점이 있었다.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통해 ESG경영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통계자료는 지난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사업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을 토대로 사회·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를 조사한 결과다.

◆ ESG위원회·女등기임원 없는 기업들, 주요 사회 지표 '하위권'

엘앤에프는와 씨에스윈드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는 각각 3년6개월, 3년9개월이었다. 전문기술 업종 11개사 가운데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5년 미만인 기업은 이들 2개사 뿐이다. 

200대 기업 평균(9년5개월)보다 높은 업종 평균(13년)과 비교하면 엘앤에프와 씨에스윈드의 짧은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더욱 눈에 띈다. 200대 기업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이들 2개사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는 하위권에 속한다. 

다만,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제조사인 엘앤에프는 "최근 증설로 생산직 직원이 늘었다"는 업계 전언을 감안하면 근속연수가 줄어든 원인을 고용증가로 추정할 수 있다. 통상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면 근속연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200대 기업 평균(9108만원)보다 낮은 직원 평균 연봉(8518만원)도 생산직 채용 증가의 영향으로 보인다. 

풍력발전기용 풍력타워 제조 기업인 씨에스윈드는 2019년과 비교하면 직원 평균 연봉은 늘었지만, 직원 평균근속 연수는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일 <한스경제>와의 통화에서 "(업종 특성상) 주민수용성 확보가 어려워 '입지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데다, (업계 관계자들 일부는) 현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엘앤에프와 씨에스윈드는 장애인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6개사에도 포함됐다. 특히, 엘앤에프 대구공장은 산업재해 발생 건수도 상위권에 속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엘앤에프 대구공장은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6년 동안 정기 근로감독을 면제 받았으나,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총 10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순위로 분류하면 '산재발생 상위권'으로, SK하이닉스와 한국토지주택공사·한전원자력연료·코스트코코리아에 이어 5번째로 많았다. 

2021년까지 최근 7년간 정기근로감독 면제 기간순 상위 50개 사업장 중 산재 발생순 사업장 명단. / 노웅래 의원실 제공
2021년까지 최근 7년간 정기근로감독 면제 기간순 상위 50개 사업장 중 산재 발생순 사업장 명단. / 노웅래 의원실 제공

그 외, 엘앤에프는 여직원 비율(7.9%)과 매출액 대비 기부금(0.006%) 등 지표가 200대 기업 평균 미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업종 내에서도 2번째로 낮았다. 

씨에스윈드도 여직원 비율(15.1%)과 매출액 대비 기부금(0.037%)이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다. 지배구초 측면에서는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7건)가 업종 내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기도 했다. 

◆ 한국항공우주산업·대한전선, ESG위원회 설치했지만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 많아 

ESG위원회를 설치했으나, 사회·지배구조 주요 지표가 200대 기업 평균 미만인 기업들도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대한전선 2개사로, 이들 기업은 모두 여성등기임원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또, 업종 내에서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가 많은 편에 속했으며, 장애인고용률이 낮고 여성직원 비율도 적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업종 내에서 비정규직 고용률(17.9%)이 가장 높았다. 여성직원 비율(5.8%)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2번째로 적었다. 참고로 200대 기업의 여성 직원 비율 평균은 25.2%다. 

ESG위원회가 없는 엘앤에프·씨에스윈드와 마찬가지로 장애인고용률도 공개하지 않았으며,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6건)가 업종 내에서 2번째로 많았다. 

대한전선도 여성 직원 비율(6.8%)은 업종 내에서 하귀원에 속했다. 장애인 고용률도 200대 기업 평균(1.85%) 못 미치는 1.4%였으며,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는 씨에스윈드와 같은 7건으로 업종 내에서 공동 최하위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옥(왼쪽)과 대한전선 충남 당진공장. / 각 사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옥(왼쪽)과 대한전선 충남 당진공장. / 각 사 제공 

◆ 사회지표 '평균이하' 전문기술 업종, 지배구조 지표는 비교적 '양호' 

전문기술 업종 11개사는 전반적으로 200대 기업 평균 이하였던 사회지표와 달리,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는 장치 중 하나인 '사외이사 비율'은 씨에스윈드(42.9%)를 제외하면 모두 50% 이상이었다. 업종 평균(57%)도 200대 기업 평균(53.6%)보다 높았다.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 격차(4.8배)도 200대 기업 평균(13.9배)보다 적었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격차가 가장 적었으며, 격차가 가장 큰 식음료 업종(약 38배)과 비교하면 9분의1 수준이었다. 

사회 부문 일부 지표가 업종 내 하위권인 엘앤에프와 한국항공우주산업도 지배구조 일부 지표는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엘앤에프는 사외이사 비율이 절반에 달했으며,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도 4배에 불과했다.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최대주주지분율도 24.7%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사외이사 비율이 80%에 달했다.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도 6.5배로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다. 최대주주지분율은 26.4%였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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