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직원평균근속연수 3년3개월…15개 업종 중 가장 짧아
비정규직고용률 16.86%…200대 기업 평균 6.95% 크게 상회
장애인고용률 0.84%…200대 기업 평균 미만·15개 업종 중 '최하위'
(윗줄 왼쪽부터) DGB금융센터, 메리츠금융그룹, 한국금융그룹, KB국민은행 사옥 전경, (아랫줄 왼쪽부터) 신한금융투자, BNK금융그룹, 하나금융투자, 우리금융그룹,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 각 사 제공 
(윗줄 왼쪽부터) DGB금융센터, 메리츠금융그룹, 한국금융그룹, KB국민은행 사옥 전경, (아랫줄 왼쪽부터) 신한금융투자, BNK금융그룹, 하나금융투자, 우리금융그룹,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 추구 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세계적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한 200대 기업은 64개사가 참여하고 있었다. 금융지주 업종은 KB금융·BNK금융지주·JB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 BNK금융지주, 女직원 비율 7.8% '하위권'…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장애인고용률 미공개 

200대 기업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2021년)'는 9년5개월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업종은 3년3개월로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을 뿐 아니라 15개 업종 중에서도 가장 짧았다. 금융지주 업종 특성상 임직원들의 순환보직(계열사)으로 인해 근속연수가 짧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짧은 근속연수는 전문성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지주 업종 안에서도 특히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짧은 기업은 우리금융지주(2년4개월)·BNK금융지주(2년5개월)·JB금융지주(2년7개월)·DGB금융지주(2년6개월)였다. 그 외 신한지주(3년2개월)·하나금융지주(3년1개월)·한국금융지주(3년5개월)도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4년을 넘기지 못했다. 

200대 기업의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은 6.95%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업종은 200대 기업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16.86%였다. 15개 업종 가운데 두 번째로 비정규직 고용율이 높았다. 그간 연례행사처럼 비정규직과 파견직 비율이 높은 주요 금융사의 고용형태가 정치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단기자금시장 위기가 금융업계 종사자의 고용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었다. 레고랜드발(發) 금융위기가 증권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통상 비정규직 노동자는 복지 측면에서 온전한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시각이 있는 만큼, 이들 계층에 대한 근로조건 개선이 ESG경영 전환 과정에서 개선돼야 한다. 

200대 기업의 '여성직원 비율(2021년)'은 25.2%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업종은 18%로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다. 15개 업종 중에서는 여섯 번째로 여성직원 비율이 낮다. 

200대 기업 금융지주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200대 기업 금융지주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금융지주 업종에서 여성직원 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BNK금융지주(7.8%)였다. 200대 기업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도 여성직원 비율이 10% 미만인 기업은 47개사로 약 24%에 불과하다. 금융지주 업종에서 BNK금융지주 외에 여성직원 비율이 10% 미만인 기업은 없었다.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2021년)'은 1.85%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업종은 0.84%로 200대 기업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장애인 고용률이 가장 낮다. 

금융지주 업종 9개사 중 지배구조보고서에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3개사였다. 금융지주 업종의 장애인 고용률 평균은 이들 3개사를 제외하고 산출한 결과다. 

200대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2021년)'은 9108만원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업종은 1억4970만원으로 200대 기업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뿐만 아니라 15개 업종 중에서도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다. 기업별로 살펴봐도 직원 평균 연봉이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은 기업은 없었다. 연봉에 한해서는 직원 만족도가 높은 업종이라고 볼 수 있다. 

2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은 0.2%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업종은 0.2%로 200대 기업 평균과 일치했다. 다만, KB금융(0.06%)·신한지주(0.1%)·우리금융지주(0.06%) 등 3개사는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JB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4개사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로 조사돼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업종의 사회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여성직원 비율'과 '장애인 고용률' 등 기업의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과 관련된 지표에서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직원 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BNK금융지주(1.2%)였으며, 장애인 고용률을 지배구조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3개사였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직원 평균근속 연수'와 '비정규직 고용률'·'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 지표도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아 개선이 요구됐다. 직원 평균근속 연수는 15개 업종 중 가장 짧았으며, 비정규직 고용률은 15개 업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가장 짧은 기업은 우리금융지주(2년4개월), 비정규직 고용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25%)였다. 

200대 기업 금융지주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그래프=송혜숙 기자)
200대 기업 금융지주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그래프=송혜숙 기자)

◆ ESG위원회 없는 메리츠금융지주, 최대주주지분율 40% 이상·女등기임원 선임無

200대 기업의 '사외이사비율(2021년)'은 53.6%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업종은 75.98%로 200대 기업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사외이사는 공정한 지배구조를 구현하기 위한 제도다. 사외이사 비율이 높으면 경영자의 사익추구를 견제하고 회사와 전체주주 이익에 집중하는 경영이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지주 업종은 200대 기업 평균보다 사외이사 비율이 낮은 기업이 1곳도 없었다. 

200대 기업의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2021년)'은 13.9배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업종은 5.9배로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다. 

기업별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을 살펴봐도 200대 기업 평균보다 높은 기업은 없었다. 금융지주 업종은 '직원 평균 연봉' 지표도 15개 업종 중 가장 높았던 만큼, 연봉 측면에서는 직원 만족도가 높은 업종이라고 볼 수 있다. 

200대 기업 중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2022년)'를 한 기업은 58개사였다. 금융지주 업종은 메리츠금융지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8개사가 모두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를 하지 않았다. 주주에게 주주총회 날짜와 안건을 미리 알려주는 주주 배려 문화가 크게 미흡한 업종으로 볼 수 있다. 

200대 기업 중 전자투표를 도입(2022년)한 기업은 167개사였다. 금융지주 업종은 BNK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8개사가 모두 전자투표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투표제는 사외이사와 마찬가지로 지배주주·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하면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금융지주 업종의 '최대주주지분율(2021년)' 평균은 18.91%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지분율의 적정 수준은 정답이 없지만, 통상 20~40% 범위로 보는 견해가 중론이다. 금융지주 업종에서 최대주주지분비율이 40%를 넘는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가 유일했다. 최대주주지분비율이 10% 미만인 기업은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개사였다. 

200대 기업의 '여성등기임원수(2022년)' 총합은 124명이었다. 금융지주 업종은 총 6명의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했다. KB금융지주가 가장 많은 2명을 선임했으며, 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BNK금융지주·JB금융지주 등 4개사가 각각 1명씩 선임했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DGB금융지주는 여성등기임원을 1명도 선임하지 않았다. 

200대 기업 중 ESG 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총 146개사였다. 금융지주 업종은 9개사 가운데 메리츠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8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금융지주 업종의 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사외이사 비율·전자투표제 도입 여부 등 지배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측면은 200대 기업 평균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지 않았다. 다만, 메리츠금융지주는 최대주주지분율이 40%보다 높고 여성등기임원을 1명도 선임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으로 지배구조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금융지주 업종에서 유일하게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이기도 하다. 빠른 시일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투명경영을 목표로 공정한 지배구조 확립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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