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부문,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 두 번째로 격차 커
女등기임원 없는 에스엘, 사외이사 비율·평균 연봉 등 낮아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 추구 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세계적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한 국내 200대 기업은 71개사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전체 8개사 중 현대차·기아 등 5개사(社)가 참여하고 있다. 한온시스템·현대위아·에스엘 등 3개사는 가입하지 않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 '매출액 대비 기부금' 불과 0.08%…현대차·기아 등 6개사는 女직원 비율 10% 미만
자동차부품 업종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2021년)'는 15년6개월로, 200대 기업 평균(9년5개월)보다 6년 이상 길었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가장 긴 업종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도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다. 4.85%로 200대 기업 평균(6.95%)보다 낮았다. 다만, 현대차(8.3%)와 에스엘(11.1%) 등 2개사는 200대 기업 평균보다 높았다.
자동차부품 업종의 '여성직원 비율(2021년)'은 6.28%로 200대 기업 평균(25.2%)의 4분의 1가량이었다. 전체 15개 업종 중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사회 부문에서 가장 개선이 시급한 지표로, 특히 현대차(6.2%)·기아(4%)·한온시스템(3%)·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4.7%)·HL만도(5.5%)·현대위아(2.1%) 등 6개사는 여성직원 비율이 10%도 넘지 못했다.
비정규직 고용률·여성직원 비율과 함께 기업의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장애인 고용률(2021년)'은 2.71%로 200대 기업 평균(1.85%)보다 높았다.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현대모비스를 제외하고 평균값을 산출한 결과다. 다만, HL만도(0.9%)와 현대위아(0.8%) 등 2개사는 장애인 고용률이 1% 미만으로 200대 기업 평균에 못 미쳤다.
사내 직원 만족도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직원 평균 연봉(2021년)'은 9054만원이었다. 200대 기업 평균(9108만원)보다 적었으며, 15개 업종 중에서는 중위권(6위)으로 분류됐다.
기업의 사회 공헌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 비율은 0.08%로 200대 기업 평균(0.2%)보다 매우 낮았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하위권(12위)으로 분류됐다. 200대 기업 평균보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높은 기업은 8개사 중 한온시스템(0.29%)이 유일했다.
자동차부품 업종의 사회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직원 평균근속 연수와 비정규직 고용률·장애인 고용률 등은 타업종과 비교해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성직원 비율은 200대 기업 평균에 한참 못 미쳤으며, 15개 업종 중에서도 최하위였다. 매출액 대기 기부금 비율도 전반적으로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 무려 22.8배…15개 핵심지표 미준수 기업도 다수
자동차부품 업종의 지배구조 측면을 살펴보면, 우선 지배주주·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사외이사비율(2021년)'은 55.5%로 나타났다. 200대 기업 평균(53.6%)보다 높고 15개 업종 중에서도 중위권(7위)이다. 특히, 소수 기업이 평균 상승을 견인하지 않고 8개사 모두 50% 이상으로 평준화된 점이 눈에 띈다.
사내 직원 만족도 관련 지표와도 연관이 있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2021년)'은 22.8배로 매우 격차가 컸다. 200대 기업 평균(13.9배)보다도 10배가량 격차가 컸다. 지배구조 부문에서 가장 개선이 시급한 지표다.
금융당국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준수를 권장하는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개사가 각각 3건, 한온시스템 4건, HL만도·현대위아·에스엘 등 3개사가 각각 6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7건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개사는 각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한온시스템은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집중투표제 채택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
HL만도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지 위한 정책 수립 여부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현대위아는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
에스엘은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미준수 건수가 가장 많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
여성등기임원은 현대차와 기아 등 7개사가 각각 1명씩 선임했다. 에스엘은 여성등기임원이 없었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0여 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부품 업종의 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사외이사비율은 15개 업종 가운데 중위권으로 비교적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은 200대 기업 평균보다 격차가 컸으며, 15개 업종 중에서도 최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에스엘은 여성등기임원이 1명도 없는 유일한 기업이기도 했다.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도 업종 내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6건에 달했으며, 사외이사 비율도 가장 낮았다. 사회 부문에서는 여성직원 비율과 직원 평균 연봉이 낮았으며,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가장 낮은 0.008%로 집계됐다.
김동용 기자 dy072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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