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73.7%...셀트리온·오스템임플란트 등 14개社 발간
삼바·SK바이오팜 등 5개社, UNGC 가입...삼바, RE100 선언
중대성 평가, 11곳...절반가량은 이중 중대성 포함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올해 7월 말 기준)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한 결과, 전체 공시율은 75.5%로 확인됐다. 최근 4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공시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철강·기계(100%) 업종이었으며, 가장 낮은 업종은 전문기술(23.1%) 업종이었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종은 19개사가 포함됐다. 그 가운데 14곳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공시율은 73.7%로, 하위권에 속했다. 업종별로 봤을 때 △비금융지주사(60%) △전문기술(23.1%) 등보다 높았다. 반면 △철강·기계(100%) △물류·무역(94.1%) △건설·조선(91.7%) △식음료(90%) △자동차부품(87.5%) △은행·증권·카드(87.5%) △엔터·전문서비스(81.8%) △IT(80%) △금융지주(77.8%) △전기·전자(75%) △화학·장업(74.2%) 등 보다는 낮았다.   

2023년 7월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내 제약·바이오 업종 지속가능보고서 분석 결과. / ESG행복경제연구소 
2023년 7월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내 제약·바이오 업종 지속가능보고서 분석 결과. / ESG행복경제연구소 

올해 7월 이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유한양행 △한미약품 △HLB △오스템임플란트 △대웅제약 △에스티팜 △녹십자 △씨젠 △클래시스 등 14개사다. 

이들 중 한국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 두 곳 모두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5곳으로 확인됐다. 

반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SK바이오사이언스 △HLB △오스템임플란트 △에스티팜 △녹십자 △씨젠 △클래시스 등 9개사는자사 홈페이지에만 보고서를 공시했다. 

업계 내에서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은 곳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셀트리온제약 △알테오젠 △휴젤 △케어젠 등 5곳이다. 이들 모두 현재까지 ESG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한미약품, 유한양행 사옥. (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한미약품, 유한양행 사옥. (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 셀트리온 등 5개社, 4개 국제기준 활용... UNGC 가입률, 전년比 8.1%p 상승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라인 입안을 위한 연구센터)·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녹십자 등 5곳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SDGs를, 유한양행·대웅제약·씨젠은 TCFD를 제외한 3개 기준을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HLB의 경우 SDGs와 GRI 등 2가지를, 오스템임플란트·클래시스는 GRI만을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스티팜은 4가지 국제기준을 활용하지 않았다. 

아울러 업계의 UNGC(UN Global Compact) 가입률은 지난해 18.2%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6.3%를 기록했다. 가입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유한양행 △한미약품 △HLB 등 5곳이다. UNGC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을 제시하는 글로벌 기업시민 이니셔티브로 100여 개 이상의 국가의 기업들이 가입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 셀트리온·한미약품 등 다양성 강화...삼바, RE100 선언

지난 2021년부터 다양한 업종들에서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8개사다. 

그중 제약·바이오 업종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HLB △대웅제약 △씨젠 등 8곳이 ESG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미설치사로 분류됐던 씨젠은 지난해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지난해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47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내에서 여성 등기 임원을 둔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유한양행 △한미약품 △HLB △에스티팜 △녹십자 △클래시스 등 10곳이다. 

여성임원이 없던 △셀트리온 △한미약품 △HLB △씨젠 등은 지난해 여성 임원을 선임해 다양성을 강화했다.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84개사로 지난해(70개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는 지난해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했다. 그러나 올해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등이 스코프3 배출량을 적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을 선언했다. 업계에서 RE100 가입이 전무했던 지난해와 달리 RE100 가입으로 탄소중립을 본격화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첫번째 줄 왼쪽부터) 휴젤 춘천 거두 공장, 대웅제약. (두번째 줄 왼쪽부터) 오스템임플란트, GC녹십자. (세번째 줄 왼쪽부터) 에시디바이오센서, HLB 향남공장. / 각 사 제공. 

◆ 이중 중대성 평가 기업, 절반 달해...7개社, 제3자·온실가스 검증의견서 모두 포함 

각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로,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담았다.

지난 7월 말 기준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51개 기업 중 143개사(94.7%)가 중대성 평가를 수행했다. 지난해(95.1%)보다 다소 낮아졌다. 다만 이중 중대성 평가(Double Materiality)를 포함한 기업은 114개사로, 지난해(21개사)보다 5.4배 급증했다. 

중요성 평가 과정에서는 글로벌 지표와 국내·외 지속가능경영 트렌드를 고려한 30개의 이슈 풀을 도출해 각 이슈에 대해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을 분석해 중요 이슈를 선정했다. 해당 프로세스로 결정된 중요 이슈는 E,S,G 섹션에 집중적으로 공시했다. 

이중 중대성평가는 유럽연합(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에서 검증절차를 거친다. 145개사(96%)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 기준으로 보고서를 작성 했는지'와 관련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또한 103개사(68.2%)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 산정됐는지에 대해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오스템임플란트·에스티팜 등을 제외한 11개사가 중대성 평가를 진행했다. 그중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대웅제약 △녹십자 등 절반가량은 이중 중대성 평가를 수행했다. 

제3자와 온실가스 검증의견서를 모두 포함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HLB △녹십자 7개사로 확인됐다. 반면 △유한양행 △대웅제약 △씨젠 △클래시스 등 4개사는 제3자 검증의견서만 진행했다. 

기업별 보고서를 종합했을 때 지난해보다 다양한 항목을 포함하면서 보고서를 한층 강화한 모습이다. 공시율은 여전히 하위권이지만 지난해(50%)보다 증가했다. UNGC 가입률이나 4가지 국제기준 활용률도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이중 중대성을 포함하거나 RE100 가입을 한 기업은 전무했지만, 올해는 보고서에 포함한 기업들이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가장 많은 변화가 있던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올해 첫 보고서를 발간한 센트리온은 여성 임원 자리도 마련해 다양성을 강화했고, 4가지 국제기준을 모두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대웅제약의 경우 지난해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대표 항목 등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올해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비롯해 국제기준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알테오젠, 케어전 화성 공장, 클래시스, 씨젠, 에스티팜 반월공장.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알테오젠, 케어전 화성 공장, 클래시스, 씨젠, 에스티팜 반월공장.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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