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승 고지에 선착하며 29년 만의 우승에 딱 한 걸음만 남겨뒀다.

LG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PS) KS 4차전에서 KT 위즈에 15-4로 크게 이겼다.

1차전 패배 이후 2, 3차전을 내리 가져온 LG는 4차전까지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일궈냈다. 역대 40번의 KS에서 무승부를 포함해 3승 1패의 시리즈 전적이 나온 적은 총 17번이다. 이 가운데 16번이나 3승 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확률로 94.1%에 달한다.

LG 선발 김윤식(23)은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냈다. 불펜 소모가 심한 LG 입장에서 김윤식이 최대한 긴 이닝을 끌고 가는 것이 중요했다. 그는 5.2이닝 동안 87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염경엽(55) LG 감독의 기대에 김윤식은 쾌투로 보답했다. 활약에 힘입어 그는 KS 4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반면 KT 엄상백(27)은 4.0이닝 동안 69구를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마크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1회초 김현수(35)에게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LG 타자들은 3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뜨거운 타격 감각을 선보였다. 홈런 3개(김현수·문보경·오지환)를 포함해 장단 17안타를 때려냈다. 오지환(33)이 3타수 2안타 4타점 3득점, 문보경(23)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김현수가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전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KS에서는 3승째를 거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 경험으로 봤을 때 3승을 해야 4승을 할 확률이 높다. (3승을 한 뒤) 그다음 시합에서 초반에 점수를 내면 바로 경기가 끝나버린다. 상대가 포기하는 속도가 확 빨라지게 된다”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이강철(57) KT 감독은 “3차전은 운이 좀 안 따라줬던 것 같다. 오늘은 달라질 수 있다. 타선은 좀 좋아졌다. 1, 2번 타자가 출루가 됐다. 황재균(36)도 잘 쳐줬다. 따라서 4차전에선 얼마나 잘 막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강철 감독의 바람과 달리 LG의 타선은 1회초부터 불을 뿜었다. 1사 1루에서 김현수가 투런포를 때려냈다. LG는 2-0으로 기분 좋은 리드를 안았다.

이후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5회초 LG가 추가 득점을 일궈냈다. KT 선발 엄상백 대신 마운드에 올라온 김재윤(33)을 상대로 홍창기(30)가 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2루 주자 문성주(26)가 홈으로 쇄도하며 귀중한 추가점을 더했다. LG는 3-0으로 앞서 나갔다.

6회초 LG가 한 발 더 달아났다. 1사 1루에서 문보경이 김재윤의 143km짜리 패스트볼을 때려 아치를 그렸다. 1루 주자 오지환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LG에 5-0 리드를 안겼다.

6회말 LG 선발 김윤식이 흔들렸다. 김상수(33)와 황재균(36)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점수를 줬다. 5-1이 됐다. 이후 김윤식은 백승현(28)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내려왔다.

7회초 LG가 빅이닝을 만들어 냈다. 교체된 KT 투수 김민(24)을 상대로 1사 2루에서 김현수가 적시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박해민(33)이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이후 1사 1, 3루에서 교체된 투수 주권(28)을 상대로 오지환이 3점포를 작렬했다. 그는 KBO리그 최초로 단일 시즌 KS에서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첫 선수가 됐다.

LG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1사 1, 2루에서 문성주가 주권의 체인지업을 타격하며 3루타를 기록했다. 2루 주자 문보경, 1루 주자 박동원(33)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신민재(27)의 안타에 힘입어 3루 주자 문성주까지 홈을 밟았다. LG는 7회초에만 8개의 안타로 7점을 쌓으며 12-1로 점수 차이를 11점까지 벌렸다.

8회초에도 LG는 점수를 더했다. 1사 1, 2루에서 오지환이 안타를 때렸다. 2루 주자 손호영(29)이 홈을 밟았다. 이어 문보경의 희생 플라이로 3루 주자 김민성(35)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이후 허도환(39)이 2루타를 일궈내며 1루 주자 오지환까지 득점을 쌓았다. 3점을 더한 LG는 15-1을 일궈냈다.

LG는 8회말 이우찬(31)이 1사 만루에서 강현우(22)를 상대로 사사구를 기록하며 1점을 내줬다. 뒤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최동환(34)이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하며 1점을 더 줬다. LG는 9회말에 올라온 최원태(26)가 1점을 더 내줬다. 이후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은 없었다. 15-4로 경기를 마쳤다.

LG는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KS 정상에 오르게 된다. 운명의 5차전은 13일 오후 6시 30분 LG의 홈 경기장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