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연승 질주' 대한항공, 우리카드 꺾고 선두 수성
'공부하는 지도자' 틸리카이넨 감독, 유연한 선수 기용으로 선수층 강화
우리카드전에서도 나온 두꺼운 선수층의 힘
프로배구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선수단. /KOVO 제공
프로배구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선수단. /KOVO 제공

[장충=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고공행진 원동력으로는 토미 틸리카이넨(37) 감독의 학구열과 두꺼운 선수층이 꼽힌다.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6-28 23-25 25-19 25-17 15-12)로 승리한 대한항공은 5연승을 질주하며 선두(19승 11패·승점 58)를 지켜냈다. 2위(19승 10패·승점 56) 우리카드와 격차는 승점 2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유독 부침이 심했다. 외국인 선수 링컨(31)의 장기 부상 등 악재를 만나며 중위권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25)이 잠재력을 폭발함과 동시에 젊은 선수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운 좋게 퍼즐이 맞춰진 것이 아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끊임없는 연구 결과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팀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한다. 그의 머릿속엔 온통 배구 생각뿐이다. 이를 바탕으로 부임 첫 시즌에 대한항공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구단의 3시즌 연속 통합 우승과 구단 사상 첫 ‘트레블(정규리그·컵 대회·챔프전 우승)’ 대업까지 이뤄냈다.

프로배구 최초로 ‘통합 4연패’ 역사를 쓰고자 하는 틸리카이넨 감독의 연구 열정은 올해도 식지 않고 있다. 17일 우리카드와 경기에 앞서 만난 그는 “여자부 경기도 본다. 팀 스타일과 시스템을 운영하는 법이 궁금하다. 배구를 다양한 시선으로 보는 걸 좋아한다”고 미소 지었다.

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단. /KOVO 제공
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단. /KOVO 제공

틸리카이넨 감독의 연구 성과는 디테일한 선수 기용에서 엿볼 수 있다. 유연한 선수 기용을 바탕으로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간 기량 차를 좁히며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었다. 팀 내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간다.

우리카드전에서도 두꺼운 선수층의 위력이 발휘됐다. 대한항공은 세트스코어 0-2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3세트부터 변화를 줬다. 정지석(29) 대신 정한용(23)을 과감하게 기용했고 주전 세터 한선수(39)를 빼고 베테랑 세터 유광우(39)를 투입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정한용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21점으로 활약하며 역전극의 주역이 됐다. 유광우는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힘을 보탰다.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은 교체로 코트를 밟은 선수들의 활약에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선수들이 3세트부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힘을 보여줬다. 저희는 선수층이 풍부하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 우리카드전에서는 누가 들어와도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광우는 역전극의 공을 틸리카이넨 감독과 코치진에게 돌렸다. 유광우는 “배구는 여러 상황이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누가 빠르게 대처하고 적응하느냐에서 승부가 갈린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여기에 대한 많은 준비를 하신다. 저희에게 계속해서 피드백을 주시고 선수들은 그것을 믿고 따른다. 선수들이 피드백을 잘 받아들인 덕분에 좋은 결과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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