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은행권, TFT 구성해 메타버스 마케팅에 총력
MZ세대 유치는 물론 향후 직접적인 수익 창출 플랫폼으로 발전 계획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반이 모바일에서 가상세계로 이동할 것"
18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2일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하여 가상세계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하고, 메타버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와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벗바리 활동’ 수료식을 진행했다. /하나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비대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마케팅 효과는 물론 향후 직접적인 수익 창출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금융권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물리적인 거리를 극복해 비대면 플랫폼에서 대면 혜택을 제공하고 향후 가상화폐까지 도입된다면  말 그대로 '방바닥 금융생활'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메타버스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언택트 공간에 익숙한 MZ세대 직원·금융 소비자와 쌍방향 소통을 통한 미래 고객 유치는 물론 향후 가상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수익 사업 구현도 준비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MZ세대 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지난 5일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가입과 동시에 메타버스 기반 미래금융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네이버랩스 등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들과 긴밀한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요 기술 내재화는 물론,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을 위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온택트 시대 새로운 트렌드인 메타버스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디지털경험본부 조직 내 '디지털혁신TFT'를 신설했다. 

 

'디지털혁신TFT'에서는 ▲원천기술 보유업체와의 비즈니스 협력․투자 방향 검토 ▲PB손님을 위한 세미나․강연 및 상담서비스 ▲MZ세대 손님과 소통을 위한 체험공간 구축 ▲AR·VR 기술을 활용한 영업지원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검토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메타버스 시장 성장에 발맞춰 미래 고객인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 테스트베드를 금융과 연계하는 실험에 나섰다. 직원의 메타버스 활용과 경험 확산을 위해 게더(Gather) 플랫폼을 활용한 ‘KB금융타운'을 오픈했고, 로블록스(ROBLOX) 플랫폼이나 가상 현실기기(HMD)를 활용한 가상금융 체험관을 실험할 예정이다.

 

KB금융은 향후 메타버스 공간에 가상 은행점포, 고객 상담 등으로 활용도를 넓혀갈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18일 메타버스 기반 금융서비스 혁신을 위해 삼성전자와 함께 '디지털금융 혁신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모바일 플랫폼인 '올원뱅크'에서 독도 특화형 금융·생활 서비스 제공하는 '브랜치 독도'를 오픈했다. '브랜치 독도'는 디지털 가상 공간으로 농협은행은 하반기 중에 고객의 취미나 관심사 등을 테마로 한 특색있는 디지털 브랜치를 금융권 최초로 선보이고, 향후 메타버스 방식의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에 메타버스 구장인 ‘신한 SOL 베이스볼 파크’를 오픈했다. 메타버스 구장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야구 팬은 물론 MZ세대와 소통했다. 

 

신한은행은 독자적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금융 브랜치 ▲금융 교육 ▲고객 커뮤니케이션 ▲이벤트 등 다양한 금융 및 비금융 콘텐츠를 제작해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소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개최한 'D-Talk' 세미나에 참석해 디지털R&D센터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은행권은 메타버스가 디지털 금융생활의 기반이 되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다양한 기업, 산업과 연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방바닥 금융생활'이 가능하도록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당장 수익과 연결되지 않지만, 소비 주축으로 급부상한 MZ세대에게 익숙한 공간으로 향후 유튜브 못지않은 생황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재는 내·외부 소통 창구로 활용되는데 그치고 있지만, 향후에는 가상 지점을 설립해 금융 상품 상담 및 판매도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초창기지만, 메타버스가 대면과 비대면의 장점을 잘 활용한 마케팅 공간이 될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보고 은행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며 "물리적 거리를 극복할 수 있으면서 대면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메타버스의 장점이며 가상화폐(CBDC)가 도입된다면 이를 통한 금융거래 및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말 그대로 방바닥 금융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메타버스 시장이 2019년 455억 달러(약 52조원)에서  평균 39.2% 성장해 2030년에는 1조7300억 달러(약 198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지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금융회사는 가상세계 기반 가상점포를 지방·해외 등 지리적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의 영업 확대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채널 이동(shift)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그는 "향후 기술 발달로 가상세계 구축 범위가 확대되면 금융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반이 모바일에서 가상세계로 이동할 것"이라며 "개인 콘텐츠 개발자의 급속한 증가에 대응해 가상세계 콘텐츠 등으로 지식담보(IP)대출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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