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물가 상승에 한은, 금통위 회의 통해 빅스텝 갈 가능성 높아
경기 침체 우려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 축소...은행권, 3분기 가계대출 완화 태도 유지할 전망
ㅗ인물가와 금리가 함께 오르는 가운데 국내 가계소비와 가계대출은 둔화하고 있다. 이에 3분기에도 국내 은행들은 가계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물가와 금리가 함께 오르는 가운데 국내 가계소비와 가계대출은 둔화하고 있다. 이에 3분기에도 국내 은행들은 가계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인플레이션 우려에 전 세계 각국이 긴축 통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한은)도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한은이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화되고 있으며 은행권은 3분기엔 가계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물가 상승률이 매달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후반을 기록한 이후, 5월과 6월에 각각 5%, 6%대를 기록하며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6%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향후에도 물가는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를 통해 빅스텝(0.5%p 금리 인상)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발표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6%로 198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 인상)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은 오는 13일에 발표될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도 13일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RBNZ는 지난 4월과 5월에 빅스텝을 밟았으며 이달에도 빅스텝을 단행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RBNZ의 통화 정책 방향이 타 선진국들의 향방을 알 수 있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소비 둔화가 나타나며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로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고물가로 인해 최근엔 소비가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요기에 수출마저 감소하면서 가계 소비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가계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기준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이 줄고 있다. 1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6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은은 국내 은행들이 3분기에 가계대출의 문턱을 낮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은이 국내 200여 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3분기 대출행태에 대한 전망을 설문 조사한 결과, 국내 은행의 올해 3분기 차주별 대출태도지수는 가계주택대출이 14, 가계일반대출이 19로 나타났다.

대출태도지수가 양수이면 대출에 대한 금융회사의 태도가 완화적이라는 의미다. 가계주택대출은 지난 분기 대비 17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양수를 유지했고 가계일반대출은 지난 분기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한은은 3분기 국내 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율 둔화 등에 대응해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완화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은행권은 당국의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금리가 오르며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계대출에 대한 은행의 문턱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당국의 규제로 인한 둔화라는 의미다.

은행권은 정부가 예대금리차 등을 이슈로 은행권을 압박함에 따라, 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향후에도 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취약차주를 위한 방안을 만들고 금리와 가계대출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종료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의 변화가 생길 경우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과 이로 인한 금리 인상은 대외적인 요인이 크다"며 "올해 안에 상황이 잘 마무리 된다면 연말이 지난 이후로 금리에 대한 조정이 다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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